[서경오픈 1라운드] 김하늘 “모든 볼 잃다니…”

  • 입력 2009년 5월 29일 18시 17분


OB내고…물에 빠지고…갤러리 덕에 실격은 면해

“어! 공이 없어요?”

라운드 도중 공이 없어 플레이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이런 상황이 국내 대회에서 일어났다. 김하늘(21·코오롱엘로드)은 29일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골프장 동코스(파72·661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힐스테이트서경오픈(총상금 3억원) 1라운드에서 준비한 4개의 공을 모두 잃어버리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4번홀(파4)에서 OB를 내 처음 공을 잃어버린 김하늘은, 12번홀(파4)과 15번홀(파4)에서는 티샷을 물에 빠뜨렸다.

김하늘은 마지막 1개 남은 공으로 플레이하던 중 16번홀(파5)에서 또 다시 볼을 물에 빠뜨렸다. 준비한 공을 모두 잃어버린 김하늘은 다른 선수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같은 공을 쓰는 선수가 없었다.

김하늘은 타이틀리스트 프로 V1X을 사용했고, 동반 플레이한 유소연은 타이틀리스트의 프로 V1, 서희경은 투어스테이지를 썼다.

당황한 김하늘은 앞 팀 선수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앞 팀에서도 김하늘과 같은 볼을 사용하는 선수는 없었다.

다행히 이를 지켜보던 갤러리 박동수(42) 씨가 딸과 함께 퍼트 연습을 하기 위해 들고 있던 공이 김하늘이 사용한 것과 같은 제품이어서 갤러리의 도움을 받고 실격의 위기를 모면했다.

볼을 많이 잃어버리는 주말 골퍼들의 경우 공을 1더즌(12개) 이상 씩 들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공을 다 잃어버렸다고 해도 동반자에게 빌려 사용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프로들의 사정은 다르다.

KLPGA 투어 경기규칙에서 사용구에 대해 ‘한 가지 볼을 사용하는 조건’을 규정하고 있다.

정규 라운드 중에 플레이어가 플레이하는 볼은 현행 적격 골프볼 목록에 한 가지 종류로 등재된 것과 동일한 상표와 모델의 볼이어야 한다. 스트로크 경기에서 위반할 경우 각 홀에 2벌타를 부과한다. 1라운드 최고 4벌타까지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홀 이상 플레이했을 경우엔 실격된다.

공을 잃어버릴 일이 많지 않은 선수들은 보통 6개 정도 준비해 온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디펜딩 챔피언 김하늘은 평소 4개의 공을 갖고 출전한다.

그런데 상상도 못할 일이 벌어지면서 아찔한 경험을 했다.

하지만 김하늘은 갤러리의 도움에도 컷 탈락을 걱정해야 했다. 이날만 7타를 잃고 공동 89위에 그쳤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김해림(20·텔코웨이)과 문수영(25·엘르골프)이 5언더파 67타로 공동 선두에 나섰다. 지난 주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9홀 연장 끝에 우승을 차지한 유소연(19·하이마트)이 1타차 공동 2위(4언더파 68타)에 올라 2주 연속 우승의 청신호를 밝혔다.

용인|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사진제공|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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