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채 ‘짝퉁 주의보’

  • 입력 2009년 5월 27일 17시 03분


골프공 등 액세서리까지 번져…인터넷쇼핑몰서 다수 유통

“골프채 진품인지 확인해 보셨나요?”

회사원 박성수(39) 씨는 한동안 어린아이처럼 신이 났다. 돈이 조금만 모이면 새로 나온 골프채를 사는 재미 때문이었다.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졌지만 정가보다 싸게 구입하면 뭔가 모르게 횡재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깨춤이라도 출 것처럼 신이 나있던 박 씨의 표정이 심각해 진건 얼마 전 일 때문이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유명 브랜드의 드라이버를 반값에 구입해 또 한번 ‘횡재했구나!’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짝퉁’을 구입한 것이다. 친구가 구입한 동일 제품과 비교해 보니 어딘지 모르게 조잡해 보이는 게 의심스러워 수입업체에 문의했더니 가짜라는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

박 씨는 싸다는 생각에 선뜻 구입만 했지, 가짜일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골프채 하나에 수백만 원씩 하던 시절, 소위 ‘짝퉁’이라 불리는 가짜 골프채는 시중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조금만 유명해지면 바로 가짜 상품이 등장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골퍼들이 많았다. 하나만 팔아도 수십만 원씩 남았기 때문에 가짜 제조업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골프채에 붙던 개별소비세가 면제되고, 가격의 거품이 사라진 요즘, 가짜 골프채는 점점 사라졌다. 옛날 얘기라고 생각했던 일이 최근 다시 일어나고 있다. 박 씨처럼 “가짜 클럽인 것 같다”며 확인을 의뢰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거엔 고가의 골프채에 국한됐지만, 최근엔 유명 골프공과 골프모자 등 액세서리까지 등장해 소비자들의 등을 치고 있다.

관세청은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위조 상품 비교 전시회’를 열고 소비자들의 피해 줄이기와 위조 상품의 추방에 나섰다.

유명 브랜드 골프채를 비롯해, 명품 가방, 시계, 주류, 스포츠 용품 등 다양한 상품의 진품과 위조품이 전시됐다.

가짜 위조 상품과 진품의 가장 큰 특징은 가격이다.

최근 적발되고 있는 가짜 위조 상품의 경우 진품처럼 정교한 제품도 있어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들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타이틀리스트 프로 V1 골프볼의 경우 가짜 위조품과 진품을 쉽게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허점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진품의 가격은 6만원 선인 반면, 가짜 위조품은 2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아쿠쉬네트코리아 황우진 차장은 “가짜의 경우 중국을 거쳐 국내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 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서 적발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완전히 근절되지는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가격이 터무니없이 싸거나, 제품이 조잡할 경우 일단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구입하기 전에 해당업체에 정품인지 확인해보고 구입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가짜 골프채와 용품의 등장으로 수입업체에서는 정품 등록 이벤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 보호에 나섰다. 정식 대리점에서 제품을 구입한 후, 자사 홈페이지에서 정식 등록 인증을 받으면 AS보장과 함께 사은품도 준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Clip! 짝퉁 골프용품 감별법

▲골프볼

[진품] 로고가 선명하고, 코팅 면이 일정한 광택을 유지한다. 커버와 코어 등의 크기가 일정해 공의 무게가 모두같다.

[위조품] 로고가 선명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광택이 거의 없다. 커버나 코어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 공마다 무게가 다르다.

▲아이언

[진품] 섬세한 뒤처리로 각인된 부분이 깔끔하다. 세련된 헤드 디자인과 무게 조절 등에 필요한 텅스텐 등이 부착돼 있다.

[위조품] 로고나 각인된 부분의 뒤처리가 지저분하다. 싸구려 소재를 사용해 색깔이 투명하고 전체적인 디자인이 조잡하다.

▲드라이버

[진품] 정교한 마무리 작업으로 도색이 깔끔하다. 그립의 뒤쪽에 로고가 각인돼 있고, 샤프트에 정품 인증 스티커가 부착됐다.

[위조품] 도색이 지저분하고 진품에 비해 로고가 크다. 그립에 각인된 로고가 샤프트 앞쪽에 위치해 있고, 정품 인증 스티커가 없다.

[티잉그라운드]풋조이, 골프전용양말 출시 外

[관련기사]‘연장분패’ 최혜용 “잊었다 그리고 얻었다”

[정아름과 함께하는 8주 완성 골프 바로 잡기②]퍼트 바로잡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