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열의 챔피언 레슨] 굿샷은 굿 얼라인먼트서 나온다

  • 입력 2009년 4월 28일 08시 21분


26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에서 끝난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은 바람과의 전쟁이었다.

변화무쌍한 바람 앞에 선수들은 줄줄이 오버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자연의 힘 앞에 고개를 숙였다.

거센 바람이 불어오면서 선수들이 가장 애를 먹었던 부분은 볼을 똑바로 날리는 일이다. 핀을 보고 샷을 했지만 바람에 방향을 잃은 볼은 그린 밖으로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골프에서의 기본은 볼을 똑바로 보내는 것이다. 원하는 지점에 얼마나 정확하게 보내는가에 따라 다음 플레이의 난이도가 결정된다.

볼을 똑바로 보내기 위해선 어떤 것이 뒷받침 되어야 할까?

대부분 정확한 스윙이라고 생각하겠지만 톱 프로들은 얼라인먼트를 1순위로 꼽는다. 얼라인먼트란 볼을 보내고자 하는 목표 지점과 평행으로 몸을 세팅하는 동작이다.

얼라인먼트가 흐트러지면 아무리 볼을 똑바로 보내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원하는 목표지점에 볼을 떨어뜨리기 힘들다.

핀크스 골프장처럼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정확하게 목표물에 정렬하는 것이 첫 번째고 바람의 영향은 그 다음 문제다.

핀크스 골프장의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이런 장면이 쉽게 보였다.

아시안투어에서 활동 중인 노승열(18)은 발 앞쪽에 긴 막대기를 내려놓고 샷을 연습했다. 눈으로 목표지점을 설정하는 것은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항상 막대기를 바닥에 내려놓고 얼라인먼트를 설정한다.

노승열의 부친 노구현 씨는 “얼라인먼트는 그날그날의 컨디션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얼라인먼트가 흐트러지기 시작하면 볼을 똑바로 보내기 위해 스윙을 바꾸게 되는 데 그러다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실수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연습할 때는 항상 바닥에 막대기를 내려놓고 얼라인먼트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얼라인먼트는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에서도 중요하지만 퍼트에서 더욱 예민하다. 드라이버나 아이언 샷의 경우 오차 범위가 10% 이내면 성공적인 샷이 되지만 퍼트는 방향성의 오차범위가 1%만 넘어도 홀에 들어가지 않는다.

얼라인먼트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반드시 배워둬야 할 부분이다. 프로들은 볼을 똑바로 날리기 위해 얼라인먼트가 중요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은 샷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들은 샷을 하기 전까지 몇 차례의 과정을 거친다.

볼 뒤에서 코스 전체를 살펴보고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체크한 뒤 목표지점을 선택한다.

그런 다음 볼 옆으로 돌아서 정확한 스탠스 위치를 잡는다. 여기까지가 얼라인먼트다. 이 단계가 끝나야 스윙에 들어간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샷을 하기에 바쁘다.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 서두르듯 샷을 한다. 그러니 볼이 똑바로 날아가지 않는 미스 샷이 나온다.

프로들이 얼라인먼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정확하게 방향을 설정해두면 샷과 퍼트의 자신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골프는 멘탈스포츠다. 심리적으로 불안할 때 미스 샷이 더 많이 나온다. 확신과 자신감이 생기면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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