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인사이드 볼파크] “수경아! 못이룬 200승 던져다오”

  • 입력 2009년 4월 22일 08시 04분


프로야구 히어로즈에는 100승 감독과 100승 코치, 100승 투수가 있다. 김시진 감독(124승), 정민태 코치(124승), 통산 106승의 김수경(사진)이다.

선수시절 100승 이상을 기록한 감독, 코치, 선수가 한팀에 있는 것은 프로야구 출범이후 처음이다. 현대시절 코치와 선수로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일궈낸 세 사람의 인연은 각별하다. 한양대 선후배인 김시진 감독과 정민태 코치는 93년 태평양시절 코치와 선수로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KIA에서 은퇴한 정민태가 다른 구단의 유혹에도 히어로즈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16년간 이어온 김시진 감독과의 의리 때문이었다.

김시진 감독은 98년 현대에 입단한 김수경을 그해 신인왕으로 만들었다. 전지훈련 참가조차 불투명했던 김수경을 플로리다 캠프에 데려갔고 당시 김재박 감독에게 김수경을 제4선발로 기용하자고 주장했다. 결국 김수경은 12승을 기록하며 신인왕이 됐고 한국시리즈에서도 호투해 정민태와 함께 현대 창단 첫 우승의 주역이 됐다.

“수경이는 가장 모범적이고 성실한 선수다.앞으로 200승 투수가 될 것이다. 지난해 2월 감독직을 물러날 때 수경이가 눈물을 뚝뚝 흘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김시진 감독)

“감독님과 함께 할 때는 몰랐는데 10년만에 처음 감독님과 헤어졌던 지난해는 감독님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김수경)

정민태 코치와 김수경은 선수시절 한 방을 썼다. 7년동안 룸메이트로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두 사람은 야구뿐만 아니라 인생전반에 걸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수경에게 정민태 코치는 친형 이상의 존재다. 정민태 코치는 요즘 김수경의 스피드 회복을 위해 왼쪽 어깨 동작을 교정중이다. 일주일 전부터는 직구 잡는 법도 바꾸라고 주문했다.

“수경이가 공을 너무 깊게 잡고 직구를 던졌다. 사이드브레이크를 올린 상태에서 엑셀레이터를 밟는 느낌이다”라고 표현했다. 직구 쥐는 법만 바꿔도 스피드와 볼끝이 좋아질 것이라 자신했다.

지난 17일 롯데전에서 김수경은 146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경기는 패했지만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몸쪽승부를 과감히 했고 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도 선보였다.

2년만에 친정팀 감독으로 돌아온 김시진 감독과 지도자 생활 첫해를 의욕적으로 보내고 있는 정민태 코치는 지난해 3승밖에 못 올린 김수경의 부활을 굳게 믿고 있다.

마일영,장원삼,이현승으로 짜여진 왼손트리오가 믿음직한데다 김수경만 살아난다면 팀에게도 금상첨화다.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신뢰하는 감독과 코치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효봉 야구해설가

-꿈이 있는 사람은 걱정이 없다. 실패와 낙심으로 힘들어도 꿈이 있어 이겨낼 수 있다. 선수들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화보](4/21일) 한화 8 : 히어로즈 4 생생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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