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열아홉… 고교출신 새내기 프로데뷔 첫해 맹활약

  • 입력 2009년 4월 21일 08시 17분


김상수 SUN 맘에 쏙…붙박이 톱타자로, 안치홍 파워히터…9타점 기록 팀내 1위

오랜만에 등장한 신인 라이벌, 열아홉살 동갑내기 안치홍(KIA)과 김상수(삼성)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1년 김태균(한화) 이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선수 중 야수 신인왕이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최근 수년간을 떠올리면 팬들이 흥분하는 게 어쩌면 당연할 정도. 특히 최근 아마야구에서 재능있는 선수들의 투수 쏠림 현상이 일반화된 것까지 고려하면 페넌트레이스 초반을 달구고 있는 두 선수의 맹활약은 기대 이상임에 분명하다.

○고교 명성에선 안치홍이 한 수 위

안치홍은 구리인창중에서 대치중으로 전학을 간 까닭에 1차 지명 대상자가 되지 못했고, 이 때문에 김상수보다 1억원이나 적게 받고 KIA에 입단했지만 고교 시절 명성은 안치홍이 한 수 위였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그의 영입을 위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메이저리그 몇몇 팀이 입질을 하기도 했다.

둘 모두 고교 시절 유격수를 맡았는데, 지난해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제23회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결승전 때는 두 사람이 아닌 허경민(현 두산·광주일고졸)이 주전 유격수로 나섰고 두 사람은 각각 2루와 3루를 맡았다. 수비와 발에선 김상수가 위였지만 방망이는 안치홍이 월등했다.

○주전으로 시작한 김상수와 백업으로 시작한 안치홍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상수가 삼성 톱타자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은 반면, 안치홍은 백업멤버로 그다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선동열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김상수는 빼어난 컨택트 능력과 빠른 발로 개막전 2루수 겸 톱타자 영광을 차지했다.

개막전 대수비로 등장한 안치홍은 이용규 부상에 따른 공백으로 3루수 주전으로 뒤늦게 나서다 최근 2루수로 자리를 옮겼다. ‘게임용’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실전에서 강점을 보이며 자신의 잠재력을 무한발산하고 있다.

○파워는 안치홍, 스피드는 김상수

안치홍은 최희섭(8개)보다 많은 9타점으로 팀내 최다 타점을 마크 중. 홈런도 벌써 2개나 때렸다. KIA 조범현 감독은 안치홍의 고교 시절, 잠시 서울고 인스트럭터를 맡았을 때부터 안치홍의 가능성에 주목했고 2차 지명 첫 순위로 미련없이 그를 찍었다.

무엇보다 파워를 겸비한 타격재능이 남다르다. 그렇다고 발도 느린 편이 아니다. 도루 3개를 성공시켰는데, 도루 실패는 한번도 없었다. 20일까지 두 사람의 시즌 타율은 큰 차이가 없지만 홈런과 타점에선 안치홍이 훨씬 앞선다. 고교시절부터 스피드는 김상수가 위였다. “나도 느린 편이 아니지만 상수가 훨씬 빠른 편”이라는 게 안치홍의 말이다.

○남다른 야구센스, 앞으로가 더 주목

아무리 빼어난 실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타자가 프로 선배들의 공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다. 안치홍, 김상수 두 고졸 신인의 현 페이스가 앞으로 계속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남다른 야구 센스를 갖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선동열 감독이 “이렇게 해 주는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한 것 아니냐. 앞으로 다른 팀에서 훨씬 더 많은 견제가 들어오겠지만, 둘 모두 좌절도 겪으면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말도 그래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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