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샷! 가자, 필드로] 얼짱보다 필드짱…홍란이 핀다(인터뷰)

  • 입력 2009년 3월 25일 08시 19분


2009 봄 재촉하는 ‘필드의 꽃’ 홍란

2004년 데뷔 후 홍란은 KLPGA 무대에서 눈에 띄는 ‘베스트 드레서’였다. 하지만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하는 냉정한 프로무대에서 그건 일종의 부담감일 뿐이었다. 예쁘고 볼도 잘 치지만 아직 우승은 없는….

그러나 홍란은 지난해 2승을 기록하며 긴 시간 자신을 가두던 틀을 깨고 ‘스타’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2009년. 홍란은 이름처럼 활짝 피어날 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데뷔 후 오래 우승을 하지 못했다. 여기서 ‘오래’라는 말은 충분히 우승할 기회가 있었는데 못했다는 말이다. 특히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2006년 신세계 오픈은 무척 아쉬웠는데.

“처음으로 우승에 가까이 다가간 대회였다. 이지영 선수도 무척 잘 쳤지만 나 역시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었다.”

-결국 2008년에 그토록 기대하던 첫 승을 차지했다. 당시 분위기를 기억해본다면.

“사실 첫 우승을 차지한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 대회에서도 내가 우승할 것이라는 기대는 1%도 못했다. 더구나 모두들 신지애 선수가 마지막 날 역전할 거라고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어쩌면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포기가 아니라 마음을 비운 거였다.”

-캐디를 봐주시던 아버지가 백을 메는 횟수가 줄었다. 의도한 것인가?

“큰 경기에는 항상 아버지와 함께 했다. 나를 잘 아시고 익숙해서 함께 플레이하면 편안하다. 하지만 그만큼 의지를 하게 된다. 내가 더 많이 생각하고 신중해야 결정할 수 있어야 하니까, 장기적으로 보면 독립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아버지가 캐디로 나서는 횟수를 줄여나가고 있다.”

-KLPGA를 대표하는 미녀 골퍼다. 얼굴은 예쁜데 아직 우승이 없다는 말을 한 번 이라도 들은 적 있나?

“그런 얘기를 많이 듣지 않았다. 우승은 못했지만 꾸준하게 성적을 내 왔고 곧 우승 할 수 있을 거라며 안타까워하신 분들이 많다.”

-2008년에는 스윙을 교정하고 시즌을 시작했던 것으로 안다. 어떻게 바뀌었나?

“재작년에는 스윙 아크를 크게 하는 편이었고 작년에는 스윙 궤도를 줄이고 바디 턴을 하는 스윙으로 바꿨다.”

-사실 국내 KLPGA 무대에서 우승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다들 친해 보이지만 어떤가?

“물론 잘 하는 선수들을 보면 질투도 나고 시기도 한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골프를 해왔기 때문에 골프를 하는 친구들이 대부분인데 골프장 밖에서까지 그런다고 생각하면 너무 서글프다. 골프장 밖에서는 다들 친구일 뿐이다.”

-올 시즌 목표는?

“신지애 선수처럼 한 해 10승을 하고 싶기도 하다.(웃음) 하지만 그보다 매년 2∼3승은 거두는 꾸준한 선수로 남고 싶다.”

-신지애 선수 얘기를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기량도 뛰어나고 연습도 많이 한다. 솔직히 예전에는 질투도 했지만 지금은 LPGA에서도 잘 해줘서 뿌듯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언젠가는 더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미녀 골퍼의 일상생활이 궁금하다.

“골프 외에 겨울엔 스노보드, 여름엔 수상 스키도 즐긴다. 영화도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다. 스포츠동아 덕분에 지난해 말 ‘원더걸스’에게 직접 ‘노바디댄스’를 배운 이후에 춤을 더 배우고 싶어졌다. 냉정한 프로무대를 벗어날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한 것 같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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