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도전’ 이배영 “이런 설렘 얼마만인가” 되찾은 역도 초심

  • 입력 2009년 3월 24일 08시 33분


비포&애프터

“다 말로는 대충한다고 하죠. 하지만 막상 활을 잡으면 그런 사람 없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처음 양궁을 시작할 때는 너무 재밌어서 집에도 안가고 활만 쐈다니까요.”

계동현(26·현대제철)의 이야기다.

나도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될 듯, 말 듯한 매력에 흠뻑 빠지다 보니, 왼팔이 현에 쓸리는 줄도 모르고 활을 당겼다.

훈련을 마치고 나니, 왼팔은 생채기투성이. 그래도 즐거웠다. 조금씩 10점을 향해가는 화살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손끝에도 감각이 새겨졌다.

16년 전. 처음 역도를 시작했을 때 내 키는 130cm, 체중은 32kg에 불과했다. 그래도 기록이 느는 재미에 바벨과 씨름했고, 인정받는 선수가 될 수 있었다.

양궁의 기본자세를 배우다 보니, 열정으로 충만했던 16년 전 내가 떠올랐다. 전북 순창의 어느 체육관에서 역기와 씨름하던 그 기분으로 활을 잡았다.

‘이배영의 역도자세가 좋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기본을 잘 배워서 그렇다”고 대답해왔다.

그래서 양궁도 기본자세부터 허투루 할 수 없었다. 그 ‘처음처럼’의 마음이 역도선수로서 이배영도 한 번 더 다잡은 계기가 됐다.

사실, 제 아무리 성실한 사람이라도 매너리즘에 빠지게 마련이다. 운동선수들의 훈련은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고통스러울 때가 많다.

그 때마다 장영술(49·현대제철) 감독님께 양궁을 배우던 기억을 떠올리겠다. 또 한번 ‘처음처럼.’ 16년 전 빛나는 눈망울의 이배영을 만나기 위해.

이배영(아산시청역도선수) 2004아테네올림픽 역도 은메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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