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로의 치욕… “투구폼 때문에…” 변명

  • 입력 2009년 3월 19일 07시 48분


봉중근이 견제 모션만 취해도 이치로는 1루 베이스에 엎어졌다. 한 번 더 하자 ‘파블로프의 개’처럼 또 엎어졌다.

견제 과정에서 벌어진 플레이지만 봉중근과 일본의 역학관계를 상징하는 장면 같았다.

또 봉중근이었다. 일본도 익히 짐작했을 터다. 그런데도 또 못 쳤다. 5.1이닝 동안 3안타로 1점밖에 못 빼냈다.

9일 도쿄돔에서도 5.1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다. 2전 2패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김광현에게 당한 연패를 갚았다고 안도할 찰나 이번엔 봉중근을 만나 제대로 당했다. 또 다른 ‘일본킬러’ 사우스포의 탄생이다.

일본으로선 지긋지긋할 좌완 징크스다. 이로써 한국야구는 이선희→김기범→구대성→김광현으로 이어지는 ‘거룩한 계보’에 봉중근의 이름을 추가하게 됐다.

봉중근 상대로 6타수 무안타가 돼버린 이치로는 “볼이 안 보인다”고 토로했다. 후쿠도메 등 일본 좌타자들은 “봉중근의 투구폼이 볼을 끝까지 감춘다”고 호소했다.

마운드에 봉중근이 있다면 야수진엔 이진영이 있었다. 제1회 WBC에서 다이빙 수비와 호송구로 ‘국민우익수’ 애칭을 얻은 이진영은 이번 대회에선 공격으로 일본을 침몰시켰다.

1회 1사 만루에서 다르빗슈 상대로 터진 2타점 좌전적시타는 일본열도를 탄식으로 몰아넣었다.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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