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겨눈 복수의 칼날 광현 불펜피칭…“지고 못살아”

  • 입력 2009년 3월 10일 07시 51분


김광현(21·사진)이 리벤지(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에이스의 커리어에 씻을 수 없는 내상을 입힌 ‘사무라이 JAPAN’을 겨냥해서다.

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전 직전 실시된 훈련에서 덕아웃 뒤 불펜에서 본격 피칭을 재개했다. 양상문 투수코치가 바로 뒤에서 1구 1구마다 지시를 내렸고, 강성우 배터리코치는 타석에 섰다.

물론 방망이를 들기만 하고, 휘두르지 않았지만 왼쪽 타석에 섰다가 오른쪽 타석으로 옮겨가는 등,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3년 전 1회 대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비해 투수력이 떨어진다는 중평이기에 김광현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류현진이 허벅지 근육통을 앓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선발에서 윤석민-봉중근이 좋지만 패자부활전 도입으로 경기수가 늘어난 만큼 김광현이 살아나야 불펜 운용까지 수월해진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은 7일 김광현의 일본전 등판을 지켜본 뒤 이구동성으로 “컨디션이 나빠 보였다”고 평했다. 김성근 감독, 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은 “슬라이더가 맞았다”고 지적, 볼 배합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감성적인 성격의 김광현이기에 1회 시작하자마자 3연속 안타를 맞았고, 2회 이치로의 기습 번트와 이어진 무사만루에서 심판이 승부구를 잡아주지 않아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자 평상심을 잃었다. 1.1이닝 8실점 침몰은 자멸에 가까웠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미국에서다. 스스로 “지곤 못사는 성격”이라고 밝히는 김광현의 WBC는 이제부터다. 한국민들은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의 대반전을 기억하고 있다.

도쿄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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