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시계 제로 바스켓 열국지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6분


5위 LG부터 8위 SK까지 나란히 1경기차 살얼음판 경쟁

자고나면 순위 변동… “포스트시즌 티켓 잡아라” 총력전

프로농구 전자랜드 서장훈(35)은 플레이오프 보증 수표로 불린다. 1999∼2000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역대 최다인 9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그런 서장훈이 플레이오프 개근의 기로에 섰다. 최근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전자랜드는 서장훈의 가세로 도약을 꿈꿨지만 16일 현재 7위에 머물러 있다.

반면 서장훈 자신이 트레이드를 요구한 끝에 결별했던 KCC는 4위(22승 18패)에 올라 대비된다.

이래저래 부담스러워진 서장훈은 지난 주말 전자랜드의 4연승을 이끌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KCC 시절 경기당 평균 12.1득점이던 공격력이 최근 4경기에서는 평균 19.3득점까지 높아졌다. 어시스트도 0.9개에서 2.0개로 늘었다.

서장훈은 “외국인 선수의 부상과 김성철의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요즘 같은 페이스라면 우리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뒷심을 향한 강한 의욕은 서장훈만이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중위권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은 저마다 절박한 각오로 코트에 나서고 있다.

6위 KT&G와 7위 전자랜드, 8위 SK는 연이어 1경기 차로 맞물려 있어 언제 순위가 바뀔지 모른다. 5위 LG는 6강 커트라인 안정권으로 보였으나 최근 2연패를 당해 KT&G에 1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연세대 시절 은사인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과 플레이오프 티켓을 다투는 KT&G 이상범 감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주희정을 중심으로 팀워크를 강화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다. 하위권의 KTF와 오리온스가 우리에게는 고춧가루 대신 꿀물을 줬으면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감독 최다인 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하는 SK 김진 감독도 속이 까맣게 탄다. 1승이 아쉬운 입장에서 14일 KTF전 4연승 만에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뒤 15일에는 외국인 선수 오다티 블랭슨이 빠진 모비스에도 져 2연패에 빠졌기 때문이다.

경기가 없는 16일 선수들에게는 휴가를 줘도 약속이나 한 듯 숙소에서 전술 분석에 공을 들인 이 3명의 감독은 “모든 경기가 결승이나 다름없다. 꼭 살아남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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