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핸 우승” 김경문·하라 미야자키 결의

  • 입력 2009년 2월 10일 08시 12분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용장’의 만남. 인연의 시작은 ‘대한민국 4번타자’ 이승엽(33)이었다.

미야자키에서 두산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51)은 8일 김광수(50) 수석코치와 함께 인근 선마린 스타디움에 차려진 요미우리 캠프를 찾았다.

하라 다쓰노리(51) 감독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물론 이승엽과 김기태(40) 2군 타격코치를 격려하기 위해서다.

이전부터 일본 명문팀의 전지훈련을 보고 싶어 하기도 했다.

몇몇 일본 구단이 미야자키 전지훈련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김 감독은 “휴식일에 일본 팀들 훈련을 견학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쳐 왔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선택이 이승엽의 구단 요미우리가 된 것이다.

가장 먼저 만난 이는 물론 하라 감독. 1958년생 동갑이기도 한 두 사람에게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김경문 감독이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다면 하라 감독은 설욕에 나서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사령탑을 맡게 됐다.

또 두산과 요미우리는 지난 시즌 각각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까지 진출하고도 나란히 우승 문턱에서 아쉽게 물러나는 좌절을 맛봤다.

김 감독과 하라 감독이 “올해는 서로 좋은 성적을 내서 한국과 일본 양 국에 야구붐을 일으키도록 노력하자”고 의기투합한 이유다.

김 감독은 또 직접 준비한 구단 기념품을 건네면서 “앞으로 분발해서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후 한국에서 식사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 역시 요미우리 모자를 선물 받았다.

이후 김 감독은 이승엽과 김기태 코치를 만났다. 이승엽과 김 코치가 4일 두산 숙소인 라쿠제 히토츠바 호텔을 찾은 데 대한 화답이다.

당시 김 감독은 “내가 먼저 찾아가려 했는데 먼저 오게 해 미안하다”면서 “너의 각오와 자세라면 올 시즌엔 분명히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었다.

이번에도 김 감독은 이승엽과 악수를 나누면서 “열심히 하라”고 등을 두드렸고, 김기태 코치와도 못다한 대화를 나눴다.

‘답방’을 받은 이승엽와 김기태 코치가 기뻐한 것은 물론이다.

김 감독은 또 요시무라 사다아키(45) 2군 감독에게 이승엽의 상태를 묻는 등 0살뜰히 후배를 챙겼다는 후문이다.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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