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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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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부산 사직구장. 지난해 처음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로도 뽑힌 롯데 유격수 박기혁(28)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자 ‘고맙습니다’란 인사 대신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부산은 야구로 들썩였다. 첫 외국인 사령탑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지도력과 선수들의 투지 그리고 팬들의 사랑이 어우러져 8년 만에 가을 잔치에 나갔다. 올해 롯데는 지난해의 성공이 우연이 아닌 실력이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선수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대호, 이승화와 투수진이 이틀 전 먼저 전지훈련지인 사이판으로 떠난 뒤 남은 14명의 야수는 입을 모아 ‘올해는 우승’을 외쳤다. 도입 2년째인 자율 훈련이 정착돼 훈련장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하지만 서로 “긴장을 늦추지 말자”며 독려했다.
‘서울 갈매기’ 홍성흔(32)은 벌써 부산 사나이가 다 됐다. 이날은 팀 동료 최만호(35)가 홍성흔의 전매특허인, 양말을 무릎 아래까지 올려 신는 ‘농부 패션’에 동참해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홍성흔은 “선수단 분위기도 좋고 우승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대장 갈매기’ 로이스터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멤버들이 건재하고 큰 부상을 입은 선수도 없어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홍성흔에 대해선 ‘가장 공포스러운 타자’가 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름을 바꿔야 야구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어머니의 권유로 ‘손광민’에서 개명한 ‘젊은 갈매기’ 손아섭(21)도 당찬 각오를 밝혔다.
“저라고 김현수(21·두산)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잖아요. 전 경기 출장해 팀 우승에 보탬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타격 타이틀 하나 정도는 제 몫입니다.”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한 갈매기들의 날갯짓이 힘차다.
부산=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