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역대 최고의 ‘1라운드 1번’ 치퍼 존스

  • 입력 2009년 1월 22일 17시 27분


지난 1965년 메이저리그에 아마추어 드래프트 제도가 생긴 이래 빅 리거를 꿈꾸는 수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이 제도를 통해 팬들의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슈퍼스타가 되었다.

기량과 체격이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은 어린 선수들의 미래를 판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기 때문에,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 된 선수들 중에도 조기은퇴로 야구의 꿈을 접는 선수들이 있었으며, 62 라운드 전체 1433번째로 지명된 마이크 피아자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공격형 포수가 되었듯 하위 라운드 선수가 스타로 떠오른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드래프트의 꽃 이라 할 수 있는 ‘1라운드 전체 1번’에 지명 된 대표적인 선수는 누가 있을까?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를 기준으로 살펴본다면, 가까이로는 2001년 드래프트의 조 마우어(미네소타 트윈스)가 있고, 아마추어에서 받을 수 있는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쓸고 메이저리그로 입성한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또한 1993년 드래프트의 1라운드 전체 1번 이었다. 1993년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서 시애틀 매리너스가 행사한 1라운드 전체 1번 픽은 역대 최고의 선택으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2000시즌이 종료된 후,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연평균 2500만 달러라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는 메이저리그 FA 역대 최고액을 받으며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하고 만다. 역대 최고의 아마추어 드래프트 픽 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친정팀 시애틀 매리너스를 위해 활약한 기간은 고작 7년.

그렇다면 아마추어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선정된 선수 중 자신을 지명해준 팀을 위해 가장 헌신한 선수는 누구일까?

그 선수는 다름 아닌 미키 맨틀 이후 최고의 스위치 히터 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치퍼 존스다.

레리 웨인 존스 주니어라는 긴 이름 대신 아버지와 생김새가 똑같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치퍼(Chip off the old block)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존스는 당시 1라운드 1번 지명권을 갖고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 지명 됐다.

1라운드 1번 지명권을 갖고 있던 애틀란타는 당시 하위권을 맴돌던 팀이었지만, 야구광이었던 구단주 테드 터너의 전폭적인 지지와 당시 어렸던 탐 글래빈을 위시로 한 선발진의 활약을 발판으로 1991시즌에는 리그 우승까지 차지하며 내셔널리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막강 투수진의 힘으로 ‘내셔널리그 최강팀’의 지위에까지 오른 애틀란타는 1993 시즌이 끝나갈 무렵인 엔트리 확장 기간에 2년간의 마이너리그 경험을 쌓은 존스를 메이저리그로 불러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존스는 1994시즌 신인왕 후보 1순위로 점쳐졌지만, 1994시즌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할 만큼의 큰 부상을 당하고 만다.

하지만, 존스는 1995시즌 부상에서 완쾌된 모습으로 돌아왔고 드래프트 당시 포지션이었던 유격수를 버리고 수비 부담이 덜한 3루로 자리를 옮긴 결과 23개의 홈런과 86타점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1995년 신인왕 투표에서 당시 ‘토네이도’ 신드롬을 일으키던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빅 리그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존스는 ‘애틀란타 전성시대’를 이끌며 1999시즌 .319의 타율과 45홈런 110타점의 성적을 기록,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하며 본인의 전성기가 찾아왔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명실상부한 브레이브스의 대표 타자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위치 히터로 활약하던 존스는 2004시즌 이후 잔부상이 겹치면서 140경기이상 출전하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공격의 핵심이다. 특히 지난 2008시즌에는 시즌 중반까지 4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팬들로 하여금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67년 만의 ‘4할 타자’ 탄생을 꿈꾸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치퍼 존스는 단순히 성적만으로 팀에 공헌했던 선수가 아니었다.

지난 2005시즌이 종료 된 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는 FA 자격을 취득한 주전 유격수 라파엘 퍼칼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이었다. 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톱타자 겸 유격수였지만, 브레이브스는 모 기업의 재정난으로 인해 과도한 지출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퍼칼과의 재계약을 원했던 브레이브스는 타 선수의 연봉을 삭감하는 방법을 택했고, 그 화살은 당시 브레이브스에서 최고액을 받던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 치퍼 존스에게로 향했다.

이는 '선발 3인방‘과 함께 1990년대 브레이브스 왕조를 이끌며 화려한 야구 인생을 걸어왔던 존스에게는 모욕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존스는 “팀을 위해서라면” 이란 짧은 말과 함께 계약 수정에 동의했다.

비록 라파엘 퍼칼과의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존스의 자진 연봉 삭감은 당시 메이저리그 팬들과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됐었다.

이렇듯 치퍼 존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야구의 모든 것을 브레이브스를 위해 헌신했으며, 그 헌신을 바탕으로 브레이브스는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내셔널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했다.

지난 1990년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통해 메이저리그 무대에 발을 디딘 이래 오직 브레이브스를 위해 브레이브스 에서만 활약했던 치퍼 존스. 그는 역대 최고의 1라운드 전체 1번픽 선수이며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그 자체다.

조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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