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택회장 “내달 퇴임”… 체육계 구조조정 급물살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연임 논란 일단락… 정부 “3월 체육회-KOC 분리 논의”

연임 논란을 일으켰던 이연택(73·사진) 대한체육회장이 다음 달 물러난다.

대한체육회는 이 회장이 지난해 5월 중도 사퇴한 김정길 전 회장의 잔여 임기 9개월을 마치면 퇴임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전했다. 이 회장은 이르면 20일 이를 공식 발표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해 취임 당시 밝힌 대로 대한체육회 이사회가 열리는 2월 중순경 퇴임할 것”이라며 “퇴임 전까지 남아 있는 업무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체육계에서는 이 회장이 취임 때 약속을 어기고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던 게 사실. 그러나 체육회 내부에서조차 “이 회장이 약속대로 9개월 임기를 마치면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여론의 반발에 부닥쳤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이 회장은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좋다’는 생각에서 예정대로 퇴임을 결심했다”면서 “이 회장이 (정부로부터) 어떤 형식으로든 사퇴를 권유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장 문제는 이미 정리됐다. 한국 체육의 발전을 위해선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인물이 대한체육회를 맡아야 한다”며 이 회장의 퇴임을 기정사실화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미 후임 대한체육회장 후보군에 대한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문화부 최종학 체육국장은 “낙하산 인사라는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이 사퇴를 결정함에 따라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분리 등 체육계 구조 조정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 국장은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정관을 고칠 여유가 없다”며 “차기 회장이 선출되면 3월부터 대한체육회와 KOC를 분리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통합은 시간을 두고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두 단체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어 정부와 체육계의 조율이 필요하다는 게 문화부의 견해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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