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는 왜 산타가 되는가?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8시 05분


홍명보장학재단 이사장인 홍명보가 2003년 ‘소아암 어린이돕기 자선경기’를 연 이유는 2002년 월드컵 때 받은 팬들의 사랑을 조금이나 돌려주기 위해서다.

아울러 미국프로리그 경험을 하면서 기부 문화를 체득한 것도 계기가 됐다. 어쩌면 일회성으로 그칠 수도 있었던 이벤트였다. 하지만 홍 이사장의 심지는 굳었다. 한번 한 약속은 6년 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라는 타이틀로 선행을 베풀었다. 개인 후원의 자선 경기가 이처럼 매년 열리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국내에서는 이맘때면 홍명보를 떠올릴 정도로 자선의 대명사처럼 굳어졌다.

그동안 행사에 참여한 숫자만도 150명이 넘는다. 선수 뿐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게스트도 동참했다. 규모나 내용면에서 괄목상대한 셈이다. 이날도 매서운 날씨에도 불구하며 1만5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모인 서울월드컵구장은 자선의 의미 만큼이나 훈훈했다. 홍 이사장의 절친한 친구인 황선홍 부산 감독은 “큰 도움을 못 주지만 마음만은 항상 함께 하고 있다. 선후배들이 기꺼이 동참하는 이유도 좋은 일을 하기 때문이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무덤덤한 표정의 홍 이사장도 이날만은 활짝 웃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었다”면서 “자선경기를 통해 어린이들이 병마와 역경을 이겨내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반 팬들의 직접 기부를 통해 기부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픈 마음도 담고 있다. 이런 홍 이사장이 감동을 받을 때는 언제일까. “도움을 받은 어린이가 감사의 편지를 보내 올 때면 눈시울이 붉어지고 보람을 느끼며 힘도 난다. 결코 중단할 수 없는 이유다.”

슬픔은 나누면 작아지고, 사랑은 나누면 커진다고 한다. 자선 행사에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고, 더 많은 어린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홍명보의 자선 경기가 영원하기를 기대해본다.

상암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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