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산타클로스가 됐다. 붉은색 원정 유니폼을 입고 전자랜드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다.
서장훈은 19일 KCC에서 전자랜드로 팀을 옮겼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2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24일 처음으로 새 팀에서 경기에 나섰다. 장소는 울산 동천체육관, 상대는 전날까지 단독 1위를 달렸던 모비스.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은 서장훈이 연세대 전성기를 이끌던 시절 사령탑이었고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코치였다. 게다가 이날은 최 감독의 생일이라 서장훈으로서는 이래저래 기억에 남을 만한 ‘전자랜드맨 데뷔전’이었다.
서장훈은 트레이드 후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이적했기 때문에 조용히 최선을 다한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적어도 첫 경기에서는 약속을 지켰다. 예전 같으면 심판에게 큰소리로 항의했을 법한 상황도 웃음으로 넘겼다.
1쿼터 1분 6초 만에 전자랜드의 첫 골을 기록한 서장훈은 34분 59초를 뛰며 팀 최다인 15득점(4리바운드)을 기록했다. 4쿼터에서는 득점이 없었지만 67-70으로 쫓긴 종료 1.1초 전 지능적인 파울 플레이로 상대의 3점 슛을 막아 팀 승리를 지켰다. 70-68로 이긴 전자랜드는 11승 12패를 기록하며 단독 6위가 됐다. 15승 7패의 모비스는 동부와 공동 선두가 됐다.
KTF를 83-76으로 꺾은 삼성은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단독 4위(12승 11패)가 됐다. 최하위 KTF는 17패(6승)째를 당하며 공동 8위와의 승차가 3.5경기로 벌어졌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