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 무단이탈’ 정회장 뿔났다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8시 09분


염기훈(25·울산 현대)과 그의 에이전트 일레븐 매니지먼트코리아의 절차를 무시한 행동에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사태 파악을 지시하는 등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최근 측근을 통해 “염기훈 사건의 전말에 대해 정확한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례적인 일로, 울산구단과 프로축구 전체,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이미지까지 염려한 데서 비롯된 조치로 보인다.

울산과 2010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염기훈은 올 시즌이 끝날 무렵 ‘프리미어리그 웨스트브롬에서 테스트를 받게 해달라’고 구단에 제안했다. 그러나 울산이 ‘내년 시즌 이후 추진해 달라’는 입장을 전했음에도 불구, 14일 무단으로 영국으로 출국해 버렸다.

울산 측은 “구단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이적을 추진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자체 징계 뿐 아니라 법적 대응도 고려할 수 있는 사안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 현지 팀 훈련에 며칠간 동참하는 형식으로 입단 테스트를 마친 염기훈은 지난 주말 귀국, 23일 울산 구단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특히, 정 회장이 이 사건을 예의주시한 이유는 염기훈이 국가대표선수인 만큼 축구협회 차원에서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 회장은 권오갑 울산 현대 대표이사(현대중공업 부사장)를 통해 대책 마련을 지시했고, 구단은 원칙에 따라 이번 일을 처리하는 방안과 염기훈이 팀에 꼭 필요한 선수인 만큼 내년에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 중이다. 염기훈의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구단 차원의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염기훈과 에이전트의 이번 처사에 다른 에이전트들도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 에이전트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고, 이번 일로 다른 에이전트들도 여러 가지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다른 에이전트 역시 “해외 진출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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