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염기훈’ 친정 울리고 부진 털고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2시 59분


“내가 넣었다” 울산 현대 염기훈(가운데)이 26일 전북 현대와의 프로축구 K리그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전반 40분 헤딩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며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내가 넣었다” 울산 현대 염기훈(가운데)이 26일 전북 현대와의 프로축구 K리그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전반 40분 헤딩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며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전북전 헤딩 결승골… ‘현대家 축구전쟁’ 환호

30일 상암벌서 서울과 챔프전 진출 놓고 격돌

프로축구 울산 현대는 지난해 7월 전북 현대의 염기훈을 받고 정경호와 임유환을 내줬다. 염기훈은 2006년 전북 소속으로 프로에 데뷔해 그해 신인왕을 차지한 떠오르는 스타였다.

하지만 울산에 온 지 얼마 안돼 염기훈은 대표팀 소집 중 부상(피로골절)을 당해 그해 고작 3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도 17경기에서 3골 1도움으로 전북에 있을 때만큼 활약하지 못해 구단의 속을 태웠다.

하지만 염기훈이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터뜨렸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친정팀’ 전북.

염기훈은 26일 홈구장인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2008 삼성하우젠 K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전북을 상대로 전반 40분 천금같은 헤딩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울산의 1-0 승리를 결정지었다.

3∼6위 팀끼리의 ‘6강 서바이벌 게임’에서 살아남은 울산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위 FC 서울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맞붙게 됐다.

또 올해 K리그 통합순위에서 최소한 3위를 확보해 수원 삼성, 서울과 함께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도 따냈다.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이 강점인 울산은 초반 전북의 공세에 다소 주춤했지만 중반부터 공격이 살아났다. 전반 23분 염기훈이 아크 부근에서 왼발로 찬 프리킥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전반 36분 이상호는 박병규의 크로스를 골대에 바짝 붙은 상태에서 논스톱 슛으로 연결했지만 전북 골키퍼 권순태의 손을 스친 뒤 골대를 맞고 튀어 나왔다.

열릴 듯 열리지 않던 전북의 골문은 결국 염기훈이 열었다. 전반 40분 중앙에서 올린 깊은 프리킥을 이진호가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헤딩으로 앞으로 보냈고 염기훈이 페널티 지역 안쪽에서 다시 골대를 향해 머리로 받아 넣은 것. 공은 포물선을 그리며 골키퍼의 수비 범위를 절묘하게 피해 오른쪽 상단 골대 구석을 파고들었다.

울산은 전반 추가 시간에 얻은 결정적인 페널티킥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지만 끝까지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울산 김정남 감독은 경기 뒤 “기훈아”라고 부르며 염기훈을 안아줬다. 염기훈은 “이적한 뒤 부상이 길어져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오늘 골을 넣어 기쁘다. 팀 분위기가 좋은 만큼 서울도 꼭 이기겠다”고 말했다.

울산=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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