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애프터] “체전 정식종목 채택돼야 저변확대”

  • 입력 2008년 11월 21일 08시 55분


여자복싱대표팀 조정숙(32·사진) 코치는 한국여자복싱의 선구자다. 1호 여자대표선수이고, 2003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한국여자복싱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땄다.

국내심판 자격을 획득한 최초의 여성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1호인 조 코치지만 어린선수들에게 복싱을 권유할 때면 한 없이 작아진다. 조 코치는 “어린 여자선수들에게 복싱을 시킨다고 하면 몰상식한 사람으로 매도당하는 현실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현재 여자복싱 등록선수는 119명. 올림픽정식종목 채택 논의가 한창이지만 한국여자복싱의 저변은 얕다.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정재규 이사는 “현재 6체급에서 체급 당 8명씩 총48명의 선수가 출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이 방안대로라면 올림픽 본선에서 1승을 거두면 바로 동메달이다. 여자복싱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 인도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선수들과 조 코치는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야 실업팀들이 생기고,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다. 학교 팀들도 창단될 여지들이 마련돼 재능 있는 선수들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조 코치는 “현재는 유망한 선수들이 팀이 없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아쉬워했다. 여자레슬링의 경우, 2005년부터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실업팀들이 생기고 저변이 확대된 사례가 있다.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시헌(43) 국가대표 상비군 감독은 “아직은 체력적인 부분에서 약점이 있지만 기본적인 여건만 갖춰진다면 꽃피울 수 있는 자질들은 충분하다”며 밝은 미래를 그렸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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