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최정, ‘허 찌른 한방’ 생각대로 날았다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7시 54분


“‘교체투수 초구 노리라’는 격언 따랐죠”

SK는 전원야구다. 그렇기에 김성근 감독은 수억 연봉의 간판타자도 가차 없이 선발 멤버에서 빼버리고, 주력 선수의 줄부상이 이어져도 동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김 감독이 올 시즌 딱 두 번 난감함을 피력한 적이 있었다. 포수 박경완이 사구를 맞고 손가락 부상을 당해 한달 간 결장했을 때였고, 또 한번은 3루수 최정이 1루를 밟다가 발목을 다친 때였다. 최정이 이탈하자 어지간한 김 감독조차 “내야 그림이 안 나온다”라고 곤혹스러움을 내비칠 정도였다.

실제 매일 라인업이 바뀌는 SK이지만 최정과 박경완은 예외라면 예외다. 타순 변동이 있을 뿐 선발 출장은 고정이다. 원래 1루수였던 최정은 김 감독 부임 후 지옥훈련을 거쳐 지난해 3루수로 완전 정착했다. 이어 올 시즌엔 “롯데 강민호와 더불어 가장 확 달라진 타자가 될 것”이란 민경삼 운영본부장의 예견대로 타율 0.328(133안타) 12홈런 61타점 19도루의 공수주 겸비 만능으로 업그레이드됐다.

한국시리즈 들어와서도 최정의 타순은 7→6→5번으로 계속 올라갔다. 28일 자율훈련에 앞서 김성래 타격코치는 “최정과 김강민을 주목해 달라”고 했는데 적중했다. 김 감독은 최정이 두산 좌완 선발 이혜천 상대로 6타수 4안타의 초강세여서 클린업에 포진했지만 두산 김경문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1-1로 맞서던 6회 2사 1루에서 역투하던 이혜천을 최정 타석에서 돌연 교체했다.

그러나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는 야구의 격언을 명심하고 타석에 들어섰다”라고 고백한대로 최정은 교체 투수 이재우의 시속 145km 직구를 정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결승 2점홈런으로 연결시켰다. 3-2 극적인 승리 직후, 3차전 히어로로 선정된 최정은 “‘이런 큰 경기는 자기 힘을 다 주지 않고 쳐도 100% 이상의 힘이 나온다. 정확히만 방망이에 맞히면 저절로 넘어간다’는 김재현 선배의 충고를 기억했다”라고 홈런 비화를 밝혔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 =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관련기사]‘금메달의 추억’ 정대현 9회말 만루서 병살타 유도…SK 2승

[관련기사]승장 김성근 감독 “올림픽 결승전 처럼 힘들었다”

[관련기사]‘매치업’ 깜짝3번 右재원, 左혜천에 2안타!

[관련기사]생일본색 김재현 “승리를 내게 다오”

[화보]KS 3차전 SK 두산에 1점차 승…‘이 기세 몰아가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