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퍼팅 하나에 2억원 “신지애였기에”…신지애 강한 비결 4가지

  • 입력 2008년 10월 29일 08시 25분


신지애(20·하이마트)가 마지막 18번홀 그린에 섰다. 3m 내리막 슬라이스 경사의 파 퍼트. 성공하면 연장전이고 실패하면 3위로 경기를 마쳐야 한다.

마지막 퍼트 하나에 걸려 있는 상금만 무려 2억원이다. 우승 상금 1억2500만원에, 후원사에서 받을 보너스 상금까지 합하면 2억원이 넘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떨려서 제대로 퍼트를 하지 못할 상황이지만 신지애는 달랐다. 퍼터를 떠난 볼은 홀 뒤턱을 맞고 안으로 떨어졌다.

26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KB 국민은행 스타투어 그랜드파이널 마지막 4라운드의 장면이다. 신지애는 이 짧지 않은 퍼트를 성공시키며 2억원의 상금과 메이저대회 싹쓸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후배 최혜용이 8언더파를 몰아치며 자신을 뒤쫓았지만 신지애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스윙은 다른 선수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대목이다. 남들은 강심장이라고도 하지만 그건 연습을 통해 얻은 자신감이다. 신지애를 강하게 만든 비결을 분석했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퍼트에서 마인드 콘트롤까지 신지애의 겉과 속을 들여다보았다.

① 드라이버

프로 데뷔 이후 ‘OB’와는 담을 쌓고 있다. 지난 3월 일본여자골프 요코하마PRGR레이디스 3라운드 16번홀에서 티샷을 OB 구역으로 떨어뜨린 게 전부일 정도로 신지애의 드라이버 샷은 적중률 100%에 가깝다.

신지애는 여자 골퍼로는 비교적 파워풀한 샷을 구사하고 있으면서도 정확도가 뛰어나다. 평균 드라이버 샷이 260야드를 넘나들지만 페어웨이 밖으로 떨어지는 법이 거의 없다.

신지애는 드라이버 샷의 생명은 방향이라고 말한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면 다음 샷을 하기 쉬워진다. 그 다음 얼라인먼트이다. 정확하게 방향만 잘 설정해도 절반은 성공한다는 게 신지애의 설명이다.

② 아이언

프로골퍼의 경우 파온율을 높이는 것이 언더파 스코어를 낼 수 있는 비결이다. 신지애의 파온율은 80.48%이다. 국내 여자골프 선수 중 유일하게 80%가 넘는다. 파온율이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버디율도 높다.

19.71%로 라운드 당 평균 3.55개의 버디를 잡아낸다. 신지애의 아이언 샷은 믿음에서 비롯된다. 그린 앞에 장애물이 존재하고 있더라도 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핀을 공략한다. 자신이 친 샷에 대한 믿음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샷이다.

③ 퍼트

거리가 짧을수록 정확한 퍼트를 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거리가 짧아질수록 점점 자신감은 떨어진다. 성공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지애는 특별한 퍼트 방법을 시도한다. 짧은 거리에서 더욱 과감한 퍼트를 구사한다. SBS골프 해설위원 천건우 프로는 “많은 연습을 통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퍼트”라며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신지애는 세 걸음, 다섯 걸음, 열 걸음 별로 나누어 퍼트 스트로크의 강약을 조절한다. 이 정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과 가슴 떨이는 상황에서도 과감하게 퍼트를 하는 강심장은 타고난 승부사 신지애 아니면 못한다.

④ 체력관리

신지애는 올 초 호주를 시작으로 일본, 미국, 유럽 그리고 국내로 이어지는 대장정에 돌입했다. 쉬지 않고 계속된 일정으로 주변에서 체력을 걱정하기도 했지만 정작 자신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타고난 체력도 체력이지만 신지애는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때 무작정 쉰다. 그러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한 또 다른 연습에 몰두한다. 그러면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또 한 가지. 신지애는 등만 붙이면 바로 잠이 드는 체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깐의 단잠이 그녀에겐 체력을 보충하는 기회다. 여행 중 좁은 비행기 안에서도 숙면을 취해 피곤함이 금세 사라지는 체질이다. 한 마디로 골프를 위해 태어났고 멘탈마저 무섭게 단련한 신지애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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