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니스 ‘미다스 손’ 지휘봉 놓는다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9분


한국 테니스의 국제화를 이끈 주원홍(52·사진) 삼성증권 감독이 물러난다.

주 감독은 후배 지도자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최근 회사에 사의를 밝혔다. 20일 개막된 삼성증권배 국제챌린저대회는 고별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 감독은 “더 늦기 전에 결정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보람되고 뿌듯한 순간이 많았다. 다만 주니어 선수들을 더 키워내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주 감독은 선수로서는 그리 화려하지 않았지만 테니스코트에서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며 숱한 스타를 키워냈다. 동인천고와 성균관대에서 선수로 뛴 그는 미국 유학을 거쳐 1992년 삼성물산 감독을 맡은 뒤 이형택 박성희 조윤정 윤용일 전미라 등을 세계 수준으로 길러냈다. 특히 이형택은 주 감독의 손을 거쳐 한국 테니스 사상 첫 메이저대회 16강 진출과 투어대회 우승, 세계 랭킹 30위대(36위) 진입 등의 쾌거를 이뤘다. 외환위기 시절 해체되려던 팀을 지킨 것도 그의 공로였다.

주 감독은 “형택이가 16강에 오른 US오픈 때를 떠올리면 아직도 꿈을 꾸는 것 같다. 테니스 프로화와 주니어 아카데미 활성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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