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에서 건진 그녀’ 이연화 펄펄날았다

  • 입력 2008년 10월 7일 08시 55분


“벤치에서 등을 대지 마라.” 미국대학농구 감독들이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레알 신한’ 에서 그녀의 자리는 없었다. 항상 벤치에서 언니들의 경기를 부러운 눈으로 지켜봤다. 하지만 결코 퍼져있지 않았다. 이연화(25·신한은행·사진)는 “언니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느는 것 같았다”고 했다. 눈썰미가 좋은 그녀. 마침내 프로 7년차에 이연화는 주전으로 섰다.

6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08-2009 여자프로농구에서 안산 신한은행은 부천 신세계를 71-54로 꺾었다. 우편배달부처럼 꾸준한 전주원(6득점·12어시스트)과 정선민(18득점·11리바운드)은 이 날 경기에서도 빛났다. 하지만 개막전처럼 풀타임을 뛸 필요는 없었다. 강영숙(12득점·20리바운드)과 이연화(17득점)가 언니들이 벤치에 앉을 시간을 벌어줬기 때문이다.

시즌 전부터 신한은행 임달식(44) 감독은 “이연화를 주목하라”고 했다. 이연화는 올 퓨처스리그에서 평균득점 3위(17.8점)에 올랐다. 시즌 초반 최윤아(23)의 결장으로 이연화의 역할이 커졌다. 원래 포지션은 포워드지만 패스 감각도 수준급. 전주원의 포인트 가드 부담을 덜고, 슈팅 가드로서도 제 몫을 한다.

이연화는 “정규 연습 시간 이외에도 슛을 던질 정도로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면서 “(최윤아가 돌아오더라도)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임 감독은 “(이)연화에게 과감하게 슛을 던지라고 주문한 것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이연화가 1쿼터에서 던진 6개의 3점 슛 가운데 5개가 림을 빗나갔지만, 그녀는 위축되지 않았다. 이후 4개의 3점 슛 가운데 2개가 적중. 이연화는 “자신감만 갖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발랄한 표정을 지었다.

안산|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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