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맨’ 전성시대

  • 입력 2008년 9월 9일 08시 42분


현대 야구에서 감독의 할 일은 팀 케미스트리와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는 곧 불펜의 비중 증가와 맥락이 연결된다. 이제 불펜이 강하지 않고 정규시즌 우승을 논할 수 없는 시대다.

선발도 최소 원투펀치 두 명은 있어야 우승을 노릴 수 있듯 불펜도 마무리 한 명만 가지고는 역부족이다. 선발과 마무리를 받쳐줄 허리가 탄탄한 팀이 곧 강팀이다. 실제 올 시즌 프로야구를 봐도 SK와 두산, 삼성, 한화 등 4강권 팀이 10승급 셋업맨을 보유하고 있다. 예외라면 선발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타선이 ‘초전박살 야구’를 펼쳐서 불펜 비중이 축소된 롯데 정도다.

그러나 1위 SK는 김원형, 2위 두산은 이재우, 4위 삼성은 정현욱, 5위 한화는 안영명이 셋업맨 겸 스윙맨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SK의 베테랑 김원형은 지난주에만 2승을 추가하며 10승 고지를 정복했다. 2005년 이후 3년만이다. 에이스 김광현(13승)에 이어 팀 내 다승 랭킹 2위다. 두산 이재우는 아예 팀 내 다승 1위(11승)다. 승수도 승수지만 방어율이 0.86이다. 두산은 에이스가 불펜에 버티는 셈이다.

이밖에 삼성과 한화는 선발과 불펜을 겸업하는 스윙맨 정현욱이 9승, 안영명이 7승을 거두고 있다. 현재 김광현-윤석민(이상 13승), 장원준-류현진(이상 12승)이 다승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어, 역대 2001년 이후 최소승 다승왕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오는데 뒤집어 보면 그만큼 프로야구의 분업화가 궤도에 올랐다는 증거일 수 있다. 그런 만큼 2008시즌은 불펜투수의 가치 산정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관련기사]양준혁 ‘세계의 기록’에 도전한다

[관련기사]“준혁아, 2000안타클럽 2호 예약했어”

[관련기사]‘상승’ 롯데의 두가지 약점

[관련기사]만능 ‘추추트레인’ VS 파워히터 ‘빅초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