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꿈’ 또 이루어질까

  • 입력 2008년 9월 9일 02시 56분


롯데 최근 11승1패 상승세… 전문가들 “16년만의 우승전력 충분”

‘Again 1984 & 1992!’

프로야구 롯데의 홈구장인 사직야구장에서는 이런 내용의 크고 작은 현수막과 종이판이 눈에 띈다. 1984년과 1992년은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해. 롯데 팬은 16년 만의 우승을 염원하고 있다.

롯데는 8일 현재 59승 47패로 3위다. 2위 두산(59승 45패)에 1경기 차다. 최근 11승 1패의 상승세다.

야구 전문가들은 롯데가 선두 SK에 9.5경기 차로 뒤져 있지만 2위에 오르면 한국시리즈에서 해 볼 만하다고 전망한다. 페넌트레이스 2위가 되면 3, 4위 간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를 거치지 않고 플레이오프(7전 4선승제)에 나설 수 있어 전력 소모를 줄이고 한국시리즈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를 두 번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강병철 히어로즈 2군 감독은 “지금의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당시의 모습과 닮았다”고 말했다. 선발투수진과 마무리가 안정되고 카림 가르시아 등 팀 타선도 강하다는 것.

1992년에 롯데는 페넌트레이스 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2승)을, 플레이오프에서 해태(현 KIA·3승 2패)를 연이어 꺾었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현 한화)마저 4승 1패로 누르고 우승컵을 안았다. 롯데 선발 박동희(2007년 작고)는 2승 1세이브, 염종석은 1승을 거뒀다.

강 감독은 “1992년 롯데는 페넌트레이스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더 강했다”며 “올해 롯데는 페넌트레이스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 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롯데의 4승을 책임진 ‘무쇠팔’ 최동원 한화 2군 감독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욕이 한국시리즈 우승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1984년 전기 리그에서 4위에 머물렀지만 후기에 1위를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당시 삼성은 김일융 권영호 김시진 등 투수진과 장효조 정현발 등 강타선이 포진한 강팀. 하지만 롯데는 4승 3패로 우승했다. 선수들 간의 팀워크에서 앞선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는 얘기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해서는 3위보다 2위가 유리하다”며 “롯데는 수비 실책을 최소화하고 어이없는 베이스러닝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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