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격포’ 터졌다, 사자가 웃었다! 한화전 우월 동점포 박석민

  • 입력 2008년 9월 8일 08시 48분


손가락 통증…3일간 선발서 제외 복귀전 ‘솔로포’에 삼성 4위 탈환

“손만 아프지 않았으면 홈런 20개에 3할은 충분히 쳤을 텐데. 아무튼 오늘은 선발로 내보내야겠어.”

삼성 선동열 감독은 7일 한화전을 앞두고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바로 올 시즌 삼성 타선의 핵으로 떠올랐지만 손 부상으로 주춤한 박석민에 대한 얘기였다. 박석민은 시즌 초반 심정수가 수술로 팀을 떠난 뒤 삼성의 4번타자를 맡아 맹활약을 펼쳤다. 세대교체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그는 그러나 6월부터 타격을 할 때마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 통증이 발생했다. 오른손에 신경을 쓰며 타격을 하다보니 통증이 왼손까지 옮겨왔다.

처음에는 이를 쉬쉬했다. 상대팀이 알면 집중적으로 몸쪽 승부를 걸어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타격 폼이 이상하자 상대도 이를 알아차렸고, ‘피도 눈물도 없는 승부세계’인 프로야구에서 상대팀은 집요하게 몸쪽을 공략해왔다.

6월 22일 시즌 9호 홈런을 때린 뒤 7월에 1방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후반기 개막전이었던 8월 26일 시즌 11호 홈런을 쳤지만 통증은 갈수록 악화됐다. 급기야 4일 KIA전부터 6일 한화전까지는 선발명단에서 제외되고 경기 후반 대수비로 출장하기도 했다. 손가락과 손바닥이 울리는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쉬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박석민은 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타격훈련을 한 뒤 “사흘 쉬었더니 통증이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고, 선 감독은 그를 6번 3루수로 선발명단에 넣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몸쪽은 버리고 바깥쪽만 노려라”고 조언했다. 몸쪽 공을 치다 방망이가 막히면 또다시 통증이 가중될 수 있어서였다.

박석민은 이날 4타석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을 얻었다. 그런데 바로 1안타가 팀 승리에 귀중한 발판을 마련하는 천금같은 홈런포였다. 0-1로 끌려가던 5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4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송진우를 상대로 동점 우월솔로홈런을 날렸다.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삼성쪽을 끌어당기는 시즌 12호 ‘박격포’였다. 그리고 7번 손지환의 연속타자 솔로홈런이 터지며 삼성은 2-1 리드를 잡았고, 이 점수를 끝까지 지켰다. 한화와의 시즌 최종전 승리로 삼성은 40일만에 4위로 올라섰고, 한화는 90일만에 4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석민은 “감독님의 조언대로 바깥쪽만 노리고 들어갔다. 홈런보다는 밀어친다는 생각으로 쳤는데 홈런이 됐다. 팀이 4위로 올라섰는데 반드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도록 몸이 부서져라 뛰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대전= 이재국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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