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탄채 공중 30m 밧줄타고 성화 점화

  • 입력 2008년 9월 8일 02시 55분


6일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장애인올림픽 개회식에서 높이뛰기 선수인 허우빈이 성화 점화를 위해 밧줄을 손으로 잡아당기며 성화대로 올라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6일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장애인올림픽 개회식에서 높이뛰기 선수인 허우빈이 성화 점화를 위해 밧줄을 손으로 잡아당기며 성화대로 올라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한국 선수단 입장 제13회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이 6일 밤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회식을 열고 12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중국어 간체자로 표기한 각국 명칭의 첫 글자 획순에 따라 한국은 148개국 가운데 126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를 맡은 역도 90kg급 박종철(앞)을 선두로 김성일 단장(앞줄 모자를 든 사람) 등 한국 선수단 ‘팀 코리아’가 관중의 환영을 받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한국 선수단 입장 제13회 베이징 장애인 올림픽이 6일 밤 중국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회식을 열고 12일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중국어 간체자로 표기한 각국 명칭의 첫 글자 획순에 따라 한국은 148개국 가운데 126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를 맡은 역도 90kg급 박종철(앞)을 선두로 김성일 단장(앞줄 모자를 든 사람) 등 한국 선수단 ‘팀 코리아’가 관중의 환영을 받고 있다. 베이징=EPA 연합뉴스
‘초인들의 드라마’ 148개국 7383명 참가 12일간 열전

《‘초인들의 드라마’ 제13회 베이징(北京) 장애인올림픽이 6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신체의 한계를 극복한 초인들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폐회식이 열리는 17일까지 열띤 경쟁을 펼친다. 사상 최대 규모인 이번 대회에는 148개국에서 7383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 전체 20개 종목(295개 세부 종목) 중 양궁, 육상, 사격, 탁구 등 13개 종목에 선수 77명 등 131명의 선수단이 출전한 한국의 ‘팀 코리아’는 금메달 13개를 따내 종합 14위를 달성하는 게 목표다. 1968년 제3회 텔아비브 대회에 처음 참가했던 한국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금메달 40개를 따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7위를 차지했고 2004년 아테네에서는 금 11개로 종합 16위에 올랐다.》

6일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도 역시 성화 점화였다.

하계 올림픽에서 체조선수 리닝(李寧)이 하늘에 날아오른 뒤 공중을 뛰며 점화를 한 것처럼 이번에는 중국의 장애인 높이뛰기 선수 허우빈(侯斌·33)이 휠체어를 탄 채 공중으로 올라가 점화했다.

허우빈이 성화를 받기 전 주경기장(냐오차오·鳥巢)에서는 펜싱의 진징(金晶) 등 6명의 장애인 금메달리스트가 운동장을 돌았다.

1984년 중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장애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던 시각장애 멀리뛰기 선수인 핑야리(平亞麗)에게서 허우빈이 성화를 넘겨받는 순간 관중은 숨을 죽였다.

이윽고 그가 휠체어에 연결된 밧줄을 직접 두 손으로 잡아당기며 주경기장을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자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왼쪽 다리가 없어 균형이 잘 잡히지 않기 때문인 듯 줄을 잡은 팔의 근육에는 경련이 일었다. 그는 보조 도르래가 설치된 밧줄을 자신의 힘만으로 잡아당겨 약 5분 만에 30m가량을 올라가 점화했다.

이윽고 성화대에 불길이 솟구치자 주경기장 주변과 베이징 하늘에는 수백 발의 폭죽이 작렬했다.

9세에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은 허우빈은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장애인올림픽 당시 높이뛰기에서 1m92로 금메달을 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어 시드니(2000년) 아테네(2004년) 올림픽에서도 잇달아 금메달을 땄다.

그는 20여 일 동안 주로 밤 12시 이후 주경기장에 나와 2∼3시간씩 연습을 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이날 세계 140여 개국에서 온 7000여 장애인 선수는 비장애인 올림픽 때와는 달리 개막공연 이전에 입장을 마쳐 함께 공연을 즐겼다.

장지강(張繼鋼) 총감독이 연출한 개막 공연은 6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공간의 여행’ ‘시간의 여행’ ‘생명의 여행’ 등 세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개막 공연에는 휠체어 장애인 악단의 연주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참여해 한데 어우러졌다.

대회 주제가는 중화권 스타인 류더화(劉德華)와 티베트족 가수 한훙(韓紅)이 ‘꿈과 함께 날아오른다(和夢一起飛翔)’를 열창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화보]‘초인들의 드라마’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개막

[화보]베이징 장애인올림픽 선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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