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도 저기서도 코비! 코비!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1분


가는 곳마다 中팬들 몰려… 美농구팀 호주 꺾고 준결승행

“코비가 아마 중국으로 이사하고 싶을지 모르겠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카멜로 앤서니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러움 섞인 농담을 했다. 팀 동료인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가 중국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어 시샘이 날 정도여서다.

올림픽 기간에 미국프로농구(NBA) 최고 스타인 브라이언트가 가는 곳이라면 경기장, 호텔 등 어디라도 수많은 팬이 몰려들어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구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사설 경호원까지 대동하고 다니는 브라이언트가 경기 때 공을 잡으면 관중은 일제히 “코비” “MVP(최우수선수)” 등을 연호하며 일방적인 응원을 펼쳤다.

농구 인구만 해도 3억 명에 이른다는 중국에서 자국 선수인 야오밍보다도 브라이언트의 유니폼 판매량이 더 많다고. 중국의 주요 언론도 연일 브라이언트의 동정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 농구팀은 코비의 팀’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올림픽 출전을 포함해 중국을 다섯 번째로 방문한 브라이언트는 이런 열기에 힘입어 코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미국 농구의 자존심 회복에 앞장서고 있다.

20일 강호 호주와의 8강전에서 그는 이번 대회 들어 자신의 한 경기 최고 득점인 25점을 터뜨리며 116-85의 완승을 주도했다.

전반을 55-43으로 끝낸 미국은 후반 들어 브라이언트가 내외곽을 넘나들며 9점을 몰아넣은 데 힘입어 69-43까지 달아나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2000년 이후 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미국은 예선전을 포함해 6전 전승의 무서운 기세.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3연속 금메달 행진이 멈추며 동메달의 수모를 안았던 미국은 22일 4강전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는 아르헨티나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미국은 아테네 대회 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패했기에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