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축제의 올림픽, 화제의 말말말

  • 입력 2008년 8월 21일 02시 50분


김경아 “째려보면 어쩔건데”

○이효정 “키가 커서 코트에 못누웠죠”

○유원철 “말해도 될지… 술 먹고 싶다”

○이승엽 “이렇게 이겨서 죄송합니다”

“우승 세리머니로 코트에 드러누울까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키가 너무 커서 이상할 것 같아 참았어요.”

베이징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이효정(27) 선수가 우승의 기쁨을 큰 키(181cm) 때문에 맘껏 발산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같은 조를 이룬 이용대(20) 선수는 바닥에 누워 포효했다. 이 선수는 또 카메라를 향해 ‘윙크 세리머니’를 날렸다. 이 선수는 “감독님께 인사하려고 가는데 옆에 카메라가 보여 나도 모르게 윙크를 하고 말았다. 굳이 얘기한다면 엄마한테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에는 스포츠만 있는 게 아니다. 승부가 끝나기까지 모진 훈련과 심리적 압박을 이겨낸 선수들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말말말’의 축제도 함께 벌어진다.

체조 남자 평행봉에서 은메달을 딴 유원철(24) 선수는 고된 훈련 과정을 떠올리며 “당분간 체조를 잊고 그동안 못했던 일을 하고 싶다.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술을 마시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 때 상대를 노려보는 일본의 히라노 사야카 선수와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맞붙은 김경아 선수는 경기 내내 무슨 말을 하는 듯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김 선수는 경기 도중 무슨 말을 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째려보면 어쩔 건데.”

야구팀의 이승엽(32) 선수는 중국을 승부치기로 힘겹게 이긴 뒤 “이렇게 이겨서 죄송하다”고 했다. 한국팀이 일본 미국 등 매 경기에서 가슴을 졸이게 한 탓이다.

평영에서 우승한 일본 기타지마 고스케(26) 선수는 펠프스가 평영에 참가하는 것을 경계한 듯한 말을 하기도 했다. “펠프스가 평영을 한다고? 그런 일은 최후의 순간에나 보고 싶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영상취재 : 베이징 = 신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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