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일본전에서도 ‘신기의 용병술’

  • 입력 2008년 8월 17일 10시 03분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16일(한국시간) 베이징올림픽 4차전(일본)이 열린 우커송 야구장 메인 필드.

김 감독은 2-2로 팽팽하게 맞선 9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김현수(두산)를 대타로 기용했다. 순간 1루측 관중석이 술렁였다. 곳곳에서 “왜 김현수가 나오는거지”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상대투수는 좌완 이와세(주니치). 강력한 슬라이더가 있어 좌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다. 8회 공격에서도 주무기 슬라이더를 앞세워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좌타자 김현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현수의 좌투수 상대성적이 나쁘지 않다고 하더라도 국제경기경험이 부족한 선수를, 그것도 베테랑 좌투수를 상대로 신입급 좌타자를 기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김현수 카드’는 멋지게 적중했다. 김현수는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결승적시타를 때려내며 스승인 김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김 감독은 15일 열린 캐나다전에서도 정근우를 3번타자로 기용하는 용병술로 승리의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이번 대회 들어서 김 감독의 작전은 놀라운 적중률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들도 김 감독의 작전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고 이는 연승행진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다음 경기에서는 어떤 작전으로 야구팬들을 놀라게 할 것인지 김 감독의 수신호에 관심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다.

베이징=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