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점화 ‘리닝’ 날때 주가도 훨훨∼

  • 입력 2008년 8월 13일 08시 55분


확실히 주식 시장은 미래 가치에 대한 평가가 빠르다.

11일 올림픽 개막 이후 첫 개장한 홍콩 증시에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최종 성화 주자로 나선 중국의 체조영웅 리닝(44)이 ‘블루칩’으로 떠오른 반면, 일본의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26)를 후원하는 골드윈은 일본 증시에서 찬밥 신세로 대조를 보였다.

리닝이 운영 중인 스포츠웨어 리닝사의 주가가 홍콩 증시에서 개막일 당일 3.6% 오른데 이어 11일에도 3.5%나 상승, 18.24 홍콩달러로 마감했다.

리닝사의 주가가 이틀 연속 상승한 이유는 창업주인 리닝이 성화 최종 점화자가 된 엄청난 광고효과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 세계에 방영된 개막식 장면은 1990년 이후 최고의 시청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국에서는 국민의 68.8%가 시청했는데, 이는 인구 13억 명 가운데 8억5000만 명이 올림픽 개막식을 시청한 셈이다. 따라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선 리닝은 자연스럽게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었고, 그 가치가 그대로 주가에 반영된 결과다.

한때 중국 최고의 스포츠웨어 회사였던 리닝사는 최근 들어 메이저 브랜드인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에 밀려 고전해왔으며, 이달 초에는 유럽 스포츠장비 회사인 로토와 중국 내 공급사로 20년 계약을 맺기도 했다.

반면 일본의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가 11일 베이징 올림픽 남자 수영 100m 평영에서 58초91의 세계 신기록으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자, 그의 후원사인 골드윈의 주가는 급락했다.

기타지마가 입고 있는 스피도 수영복의 일본 공급업체인 골드윈의 주가는 베이징 올림픽 개최 이전 5월말 200엔대에서 6월 12일 539엔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며 인기 종목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막상 기대했던 금메달이 터지자 주가는 급속하게 떨어졌다. 지난 주말 대비 무려 17%나 급락한 380엔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타지마가 금메달을 따기 전에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금메달을 따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호재가 모두 바닥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 시장에서 눈에 보이는 실적은 중요하지 않다. 주가의 변화는 오직 미래 가치에 의해 변하기 마련이다. 비록 현역에서 은퇴한 리닝이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그가 지닌 가치를 새롭게 주목받은 셈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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