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침묵 깬 박주영 “이탈리아 꼭 이기고 싶다”

  • 입력 2008년 8월 9일 03시 01분


이탈리아, 기다려라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김진규(왼쪽)가 8일 친황다오 올림픽센터 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박주영(가운데)의 다리를 잡아주고 있다. 친황다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탈리아, 기다려라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김진규(왼쪽)가 8일 친황다오 올림픽센터 스타디움 보조구장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박주영(가운데)의 다리를 잡아주고 있다. 친황다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골을 넣자 그는 특유의 기도 골 세리머니를 펼친 뒤 일어나 양팔을 하늘로 들어 올리는 날갯짓으로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골 세리머니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며 덤덤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던 과거와는 달랐다. 얼굴도 활짝 피었다.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의 공격수 박주영(FC 서울)이 ‘올림픽호’ 공식 경기에서 첫 골을 뽑아내며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박주영은 7일 중국 친황다오 올림픽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메룬과의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축구 D조 1차전에서 후반 23분 절묘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잡아냈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페널티지역 외곽이라 직접 골을 넣기에는 쉽지 않은 위치였다. 하지만 박주영은 오른발로 낮게 감아 찼다. 날카롭게 수비라인을 뚫은 볼은 골문 앞에서 한 번 튀기더니 머뭇거리던 카메룬 수문장 아무르 티그니옘의 허를 찌르며 오른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골문 앞에서 공격과 수비진이 얽혀 상대 골키퍼 시선을 가려줘 보탬이 되기도 했지만 박주영의 절묘하고 정확한 킥 능력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비록 후반 막판 한 골을 내줘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박주영으로선 긴 ‘골 침묵’을 깨고 나오는 순간이었다. 박주영은 2006년 11월 14일 창원에서 열린 일본과의 21세 이하 대표팀 간 평가전(1-1 무승부)에서 선제골을 잡아낸 이후 올림픽대표팀에서 처음 맛본 골 맛이었다.

박주영은 날 듯이 기뻐했고 골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냈다. 경기 끝난 뒤 첫 일성이 “이탈리아를 꼭 이기고 싶다”였다. 박주영은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해 더욱 기쁘다. 그동안 기다려준 동료가 고맙다”고 말했다.

K리그 FC 서울 심리상담역 김병준 인하대 교수는 “박주영의 골 침묵은 성장통일 수 있다. 한번 터지면 거침없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황다오=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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