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의 ‘1호 금메달 징크스’는 깨지나

  • 입력 2008년 8월 8일 17시 57분


한국 사격의 '1호 금메달 징크스'는 깨질 것인가.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대회 첫 금메달은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나왔다. 한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갑순이 고교생 총잡이로 깜짝 우승을 한 뒤 대회 때 마다 세계 정상의 수준을 지닌 이 종목에서 다시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하지만 그 후 더 이상의 황금빛 낭보는 없었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는 기대주였던 김정미가 노메달에 그쳤으며 2000년 시드니 대회 때는 국제대회에서 400점 만점을 기록했던 최대영을 대신해 강초현이 은메달을 추가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역시 서선화가 올림픽에 앞서 세계신기록을 달성해 메달 후보라는 평가였으나 본선에서 27위에 그쳐 8명이 겨루는 결선조차 오를 수 없었다. 대회를 앞두고 높은 관심을 받다 보니 지나친 부담감에 정작 올림픽에서는 평소 실력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베이징에서는 과연 어떨까.

9일 오전 9시30분 시작되는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김찬미(기업은행)과 김여울(화성시청)은 이 종목에서 16년 만의 금메달을 노린다. 최근 한국 사격은 공기 소총 보다는 권총이 강세를 보였기에 예전 보다는 이 종목의 관심도가 떨어진 게 사실.

그래서 오히려 편안하게 올림픽에 대비해 왔기에 기대 이상의 수확이 예상되고 있다.

이들의 기량은 세계 정상급으로 김찬미는 최근 두 차례 실전 테스트에서 올림픽 기록과 타이인 499점을 두 차례 쏘기도 했으며 김여울 역시 베이징 현지에서 398점 안팎의 기록을 유지했다.

반면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세계 최강 두리(중국)는 100년을 기다렸다는 홈에서 열리는 첫 올림픽에서 맨 먼저 정상에 올라야 한다는 심적 스트레스가 심해져 심리 치료사의 도움까지 받았다.

이날 한국 사격의 간판스타 진종오(KT)는 이대명(한국체대)과 남자 10m 공기 권총에서 정상에 도전한다. 이들의 라이벌로는 탄종량(중국)과 레오니드 에키모프(러시아) 등이 꼽힌다.

'얼짱 총잡이' 이호림(한국체대)는 10m 공기 권총에서 다크호스로 꼽힌다.

진종오는 12일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50m 권총에 출전하는 데 4년 전 실수를 경험삼아 이번에는 시상대 꼭대기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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