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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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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카운트 1스트라이크 2볼. 이승엽은 야쿠르트 선발 가와시마 료의 몸쪽 직구를 결대로 받아쳤다. 타구는 총알처럼 뻗어 도쿄돔 가운데 담장 뒤 백스크린으로 떨어졌다. 145m짜리 초대형 홈런. 이승엽은 타구를 한동안 바라본 뒤 1루와 2루, 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이승엽의 등을 힘껏 두드리며 축하했다.
그토록 기다리던 대포였다. 이승엽이 27일 야쿠르트와의 홈경기에서 올 시즌 1호이자 25일 1군 복귀 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지난해 10월 2일 야쿠르트와의 경기 이후 9개월 25일 만의 1군 무대 홈런.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이승엽은 1-0으로 앞선 1회 2사 1, 2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2-0으로 앞선 3회에는 2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승엽은 6회에 본색을 드러냈다. 가와시마의 포크볼 3개를 흘려보낸 뒤 직구를 기다렸다는 듯 받아쳤다. 가와시마는 타격 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숙였다.
이승엽은 7회 1사 2루에서도 총알 같은 타구를 날렸지만 야쿠르트 중견수 아오키 노리치카의 호수비에 잡혔다.
백인천 SBS 해설위원은 “이승엽의 홈런은 직구를 노리고 친 것이다. 과거의 타격 폼을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이승엽은 경기 직후 “너무 오랜만에 홈런을 쳐서 얼떨떨하다”며 “2군에서 많은 운동을 한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부터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홈런을 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121에서 0.129가 됐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홈런 등 장단 12안타를 몰아치며 야쿠르트에 7-0으로 이겼다.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은 출전하지 않았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