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키스… 키스… 돌아온 천재 돌아온 여제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 가르시아 “고맙다, 퍼터”

퍼팅 난조 슬럼프 뚫고 3년 만에 PGA투어 통산 7승

‘드라이브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 명언이 있다. 한때 ‘골프 신동’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타이거 우즈(33·미국)의 대항마로 떠올랐던 세르히오 가르시아(28·스페인)만큼 이 말을 뼈저리게 느끼는 선수가 있을까.

19세이던 1999년 프로에 데뷔한 가르시아는 2001년 마스터카드와 뷰익클래식에서 2승을 거두며 단숨에 PGA투어의 샛별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5년까지 6승을 거두면서도 메이저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원인은 명확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퍼팅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는 퍼팅 난조로 3라운드까지 6타나 앞섰던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게 연장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가르시아의 올 시즌 그린 적중률은 68.7%로 8위지만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는 29.97개로 공동 168위다. 그린까지는 괜찮았지만 홀까지 가는 길이 험난했다는 얘기. 그런 가르시아가 3년 만에 PGA투어 통산 7승에 성공했다.

가르시아는 12일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3타 차로 앞서 있던 43세의 노장 폴 고이도스(미국)를 끈질기게 추격한 끝에 5언더파 283타로 동타를 만든 뒤 연장 첫 번째 홀인 17번 홀(파3)에서 2퍼트 끝에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고이도스는 티샷이 워터 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로 마쳤다.

가르시아는 이 대회에서 페어웨이 안착률(76.8%), 그린 적중률(77.8%) 모두 1위에 오를 정도로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의 감각이 좋았지만 3라운드까지 퍼트 수 96개(평균 32개)로 고이도스보다 18개나 많았다. 결국 이날 역전 우승은 마지막 라운드 퍼트 수(28개)에서 고이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한 덕분이었다.

마지막 날 ‘남들만큼’ 퍼트를 한 덕분에 171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챙긴 가르시아의 상금 랭킹은 110위에서 7위(205만3890달러)로 수직 상승했다.

앤서니 김은 공동 42위(7오버파 295타), 나상욱은 공동 54위(9오버파 297타)로 마쳤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소렌스탐, 오초아 꺾고 미켈롭 울트라오픈 정상에

‘한물갔다’ 평가 한방에 날려… 약혼자와 감격 포옹

“그가 돌아왔다.”

시계를 다시 예전으로 돌린 것 같았다.

드라이버는 페어웨이를 벗어나는 일이 없었고 아이언 샷은 컵 주변에 척척 떨어졌다. 한번 잡은 승기는 좀처럼 놓치는 법이 없는 강인한 승부 근성까지 되살아났다.

지난해 부상에 신음하며 한물갔다는 평가까지 들었던 안니카 소렌스탐(37·스웨덴)이 전성기 때의 기량을 과시하며 시즌 3승째를 챙겼다.

12일 미국 윌리엄스버그 킹스밀리조트 리버코스(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미켈롭 울트라오픈 최종 4라운드.

소렌스탐은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캐리 웹이 갖고 있던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270타)을 5타나 줄였으며 장정과 크리스티나 김을 비롯한 4명의 공동 2위를 대회 최다인 7타 차로 제쳤다.

경기 후 내년 1월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 마이크 맥기의 맥주 세례를 받은 소렌스탐은 “모든 게 완벽했다. 이제야 골프에 집중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올 시즌 앞서 우승한 2개 대회에서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빠졌기에 평가 절하된 게 사실. 하지만 오초아를 비롯한 강호들이 대거 출전한 가운데 정상에 서며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시즌 3승으로 5승의 오초아를 추격했으며 33만 달러의 상금을 받아 상금 랭킹에서도 124만4281달러로 선두 오초아(153만8616달러)를 쫓았다. 통산 상금도 사상 최초로 2200만 달러를 돌파한 2208만1651달러를 기록했다.

대회 나흘 동안 소렌스탐은 페어웨이 안착률 87.5%, 그린 적중률 70.8%,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26개를 기록해 ‘스윙 머신’의 면모를 회복했다.

장정은 18번홀(파4)에서 35cm의 짧은 파 퍼트를 실패하며 단독 2위가 될 기회를 놓쳐 상금도 6만 달러나 덜 받게 되는 손해를 봤다. 오초아는 공동 12위(7언더파)에 그쳐 지난해 10월 코오롱챔피언십(공동 12위) 이후 10개 대회 만에 처음으로 톱10 진입에 실패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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