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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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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5m 제3의 봉 등정… ‘희조봉’ 명명 中에 요청
목표로 했던 중국 쓰촨 성의 미답봉은 끝내 정상 등정을 허락하지 않았다.
쓰촨 성 간쯔자치주 신싱 궁가 산 일대 미답봉인 다둬만인(6380m)과 랑거만인(6294m) 등정을 목표로 했던 ‘박영석(45·골드윈코리아 이사, 동국대OB) 원정대’는 6일 다둬만인을 눈앞에 두고 물러났다.
캠프1에서 800m의 벽을 넘고 칼날능선을 넘으며 천신만고 끝에 다둬만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봉우리에 올라섰으나 예상과 달리 능선이 뚝 끊겨 있어 준비해 간 장비와 식량으로는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원정대는 다둬만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했던 이 봉우리 등정 자체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봉우리 또한 이름 없는 미답봉(6005m)이었기 때문. 이 봉우리는 지난번 다둬만인 1차 등정 시도 당시 눈여겨보고 내려와 미답봉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다둬만인으로 가는 등정 루트의 일부로 잡았던 것이다.
박 대장은 지난해 에베레스트(8850m) 서남벽 등정 때 눈사태로 숨진 이현조, 오희준 대원을 기리기 위해 두 대원의 이름을 따 이 봉우리의 이름을 ‘희조봉’으로 해 줄 것을 쓰촨 성 등반협회에 정식 요청했다.
박 대장과 왕청식(38·북인천산악회), 송준교(35·SM그룹 대우라이프), 신동민(34·골드윈코리아), 이형모(29·노스페이스) 대원 등 5명은 5일 캠프1(5200m)에 도착한 데 이어 6일 오전 4시 10분 다둬만인을 향해 출발했다.
박 대장은 목표로 했던 2개의 봉우리 등정 실패의 원인으로 2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정보 부족. 다둬만인과 랑거만인이 있는 궁가 산 일대는 말 그대로 그동안 누구도 등반을 시도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였고 쓰촨 성 등반협회에서도 이 일대의 정보가 전무했다. 박 대장은 사진과 지도만 보고 충분히 등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무리였다.
두 번째는 베이스캠프에 있는 내내 계속됐던 악천후. 박 대장은 “베이스캠프를 구축한 뒤 보름 동안 계속됐던 눈과 안개 때문에 등반이 가능했던 날씨는 기껏해야 닷새 정도였다”고 말했다. 원정대는 10일 귀국할 예정이다.
신싱=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