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생일은 못 챙겨도 선수 생일은 꼭 챙기죠”

  • 입력 2008년 4월 28일 02시 59분


■ 프로야구 홍보팀의 눈물과 웃음

팀의 성적에 따라 울고 웃는 사람들이 있다.

직접 뛰는 선수도, 벤치의 감독도, 관중석의 팬도 아니다. 드러나지는 않지만 팬과 선수들의 가교역할을 하며 팀을 위해 주말도 없이 움직인다. 이들이 바로 구단 홍보팀.

8개 구단은 홍보팀을 두어 모든 홍보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일주일에 6번, 7개월간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 기간 중에는 24시간도 모자란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 “선수들은 둘도 없는 친구… 가족 여행은 꿈만 꿔”

선수들과 그 가족의 생일, 결혼기념일을 챙기는 것은 기본이다. 수시로 안부를 묻고 이들의 심리상태도 파악해야 한다. 원정경기 때도 함께 숙소를 쓴다.

조연상 LG홍보팀장은 “선수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고 비시즌 중에는 술잔을 기울이며 고민을 들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시즌이 시작되면 홍보팀에는 휴일이 없다. 경기가 열리지 않는 월요일도 언론 홍보를 위해 출근한다. 일주일에 3일은 원정 관계로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다. 보다 못해 아버지를 보기 위해 가족이 야구장을 찾는 경우도 있다.

오성일 한화 홍보팀장은 “가족에게 항상 미안하다. 가족이 이해를 해주지 않았다면 이 일을 계속하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 “야구 안 좋아하면 하루 만에 때려치울 직업”

홍보팀 직원들의 출신은 다양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야구를 좋아한다는 것’.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하루도 버티기 힘들다고.

팀이 우승을 할 때도 선수들과 감독은 화려한 조명을 받는다. 홍보팀은 뒤에서 묵묵히 눈물을 흘리며 기뻐할 뿐이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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