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봄… ‘신인 꽃’이 피었습니다

  • 입력 2008년 3월 28일 03시 02분


《“아! 그놈 참 탐나네.” 프로야구 삼성 선동렬 감독은 신인투수 정찬헌(LG)만 보면 입맛을 다신다.

광주일고 후배에 최고 시속 147km의 강속구를 던지고 수비 능력까지 겸비해 남의 팀 선수임에도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정찬헌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은 ‘0’이다.

4경기에 출전해 12와 3분의 1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정찬헌과 함께 진야곱(두산) 나지완(KIA) 모창민(SK) 장성우(롯데) 등 신인들의 화려한 잔치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프로에서도 즉시 전력감

지난해 8월 대만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스피드건에 시속 154km가 찍혔다. 한국 대표팀 왼손투수 진야곱(두산·당시 성남고)이 홍콩과의 경기에서 던진 직구였다.

그런 그가 시범경기에서 기록한 최고 구속은 142km다. 온몸을 사용하는 투구 폼은 선수 생명이 오래가기 어렵다는 코칭스태프의 지적을 받아들여 간결하게 이어 던지는 동작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진야곱의 변신은 성공했다. 시범경기 5경기에 출전해 5와 3분의 1이닝을 2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투수가 고졸 신인이 강세라면 대졸 신인은 방망이가 매섭다.

단국대 출신 나지완(KIA)은 시범경기에서 2홈런 7타점에 타율 0.318을 기록하며 최희섭(2홈런 8타점 타율 0.333)과 함께 중심 타선에 직행했다.

성균관대를 졸업한 모창민(SK)은 ‘김일권(전 해태)-전준호(우리)-정수근(롯데)-이대형(LG)’으로 이어지는 대도 계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범경기에서 도루 7개에 11개 안타를 기록한 가운데 2루타가 6개일 정도로 호타 준족이다.

이 밖에 포수 이희근(한화·타율 0.333) 장성우(롯데·2타점 0.333)도 신인왕을 노리고 있다.

○ 실력만큼 거침없는 언변

신인들은 25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거침없는 언변을 뽐냈다.

나지완이 “KIA 스프링캠프에서 생전 처음으로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하자 모창민은 “SK 캠프는 꿈에서도 방망이를 돌렸다. 올 시즌 기회가 되는 대로 도루를 하겠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모창민과 성균관대 동창인 이희근은 “나랑 만나면 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선배에 대한 강한 승부욕도 숨기지 않았다. 진야곱은 “시범경기에서 양준혁(삼성), 박용택(LG) 선배에게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는데 정규시즌은 다를 것”이라고 했고, 정찬헌은 “양준혁 김동주(두산) 선배에게 홈런을 맞지 않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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