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 멀티히트 “5번이 좋아!”

  • 입력 2008년 3월 24일 09시 43분


보스턴-요미우리간 친선경기 시작이 채 1시간도 안남은 23일 오후 6시25분. 도쿄돔 기자석에 요미우리 선발라인업 수정본이 전달됐다. 2시간 전 ‘4번 이승엽-5번 알렉스 라미레스’로 배포된 것과 달리 새 라인업에는 두 사람의 이름이 맞바뀌어 있었다.

지난해 야쿠르트에서 활약한 강타자 알렉스 라미레스(34)가 이적하면서 당초 올 시즌 자이언츠 4번 타자는 이승엽(32)-라미레스의 경쟁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하라 다쓰노리 감독이 22일 “이승엽이 4번, 라미레스가 5번을 맡는 게 이상적”이라고 말하는 등 사실상 이승엽의 손을 일찌감치 들어줘 ‘4번 이승엽’에 큰 이견이 없었지만 보스턴전 라인업은 아니었다. 더욱이 예고 없이 경기 직전 바뀐 건 의아할 정도였다.

이승엽은 ‘아무나 꿰찰 수 없는’ 요미우리 4번 타자란 자리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그만큼 큰 부담감도 느끼고 있다. “심리적인 부담 때문에 사실 5번을 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그래서다. 묘하게도 그 동안 4번서 안타를 생산치 못했던 이승엽은 5번으로 내려간 보스턴전에서 컨디션 회복세를 보였다.

이승엽은 ‘너클볼의 마술사’로 불리는 보스턴의 17승투수 팀 웨이크필드로부터 2연속 안타를 뽑아내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마크했다. 시범경기 2게임과 전날 오클랜드전까지 이어진 8타수 무안타의 침묵을 끝냈다. 요미우리는 28일 진구구장에서 열리는 야쿠르트전을 통해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도쿄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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