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 전 감독 “이호성 사건, 안타깝고 믿을 수 없는 일”

  • 입력 2008년 3월 11일 16시 57분


“정말 안타깝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서정환 MBC-ESPN 야구해설 위원이 모녀를 살해한 뒤 자살한 이호성 씨에 대해 입을 열었다.

서 위원은 선수, 코치, 2군 감독, 1군 감독 등으로 20년 가까이 지낸 타이거즈의 산 증인.

이 씨의 현역시절 오랫동안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은 서 위원은 11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믿기 힘든 일이다”는 말을 반복하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 야구선수가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느냐”고 운을 뗀 서 감독은 “성실한 선수였으며 교회에도 열심히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그의 현역시절을 설명했다.

현역 시절 동료 선수들을 위협한 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리더십이 뛰어나 선수들을 잘 이끌었고 대인관계도 괜찮았다”고 대답했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웨딩사업을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 아마 스크린경마 사업이 실패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서 위원은 “사업 실패가 이어지면서 빚독촉에 시달렸고, 이 때문에 큰 범죄를 저지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 위원은 “야구만 해온 선수가 유니폼을 벗고 사업가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선수도 많지 않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은퇴 후에도 사회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복지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날 수사중간 발표에서 “이 씨가 빚 문제로 김 씨 모녀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살을 암시하는 유서 성격의 편지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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