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149일 만의 골맛

  • 입력 2008년 1월 2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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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 골을 넣겠다.”

잉글랜드 무대에서 오랫동안 골 맛을 보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라이언 킹’ 이동국(28·미들즈브러)이 비록 4부 리그 팀과의 경기였지만 5개월 만에 골을 터뜨리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동국은 26일 영국 맨스필드 필드밀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스필드 타운FC와의 잉글랜드 FA(축구협회)컵 4라운드(32강전)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전반 17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오른발 선제골을 터뜨렸다.

미들즈브러 애덤 존스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상대 골키퍼 펀칭에 튀어 나오자 데이비드 휘터가 슛으로 연결했는데 볼은 다시 상대 수비수에게 맞고 이동국 앞으로 흘렀다. 이동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골대 왼쪽 구석에 꽂아 넣었다.

미들즈브러는 후반 42분 상대 자책골까지 얻으며 2-0으로 이겨 이동국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미들즈브러는 FA컵 16강에 진출했다.

이동국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골을 넣기는 지난해 8월 30일 칼링컵 노샘프턴타운전(2-0승)에서 기록한 잉글랜드 데뷔 골 이후 149일 만이다.

이동국은 후반 26분 호삼 미도와 교체돼 나올 때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미들즈브러 감독은 “바람이 심하게 불고 그라운드 사정이 안 좋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면서 “선제골이 터지면서 팀도 안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개인적으로 기쁘다. 선수들도 함께 기뻐해 줬다. 최근 주위에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그랬는데 이 골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제 목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을 올리는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득점 상황에 대해서는 “골이 흐르는 순간 노마크였고 골대가 크게 보였다”며 “전반전에 원 톱이어서 힘들었다. 오랜만에 나와 경기 감각을 찾기 어려웠지만 시간이 가면서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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