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팀 위장오더에 열받은 호시노 감독

  • 입력 2007년 12월 3일 0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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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 대표팀의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경기 직전 선발 오더를 바꾼 한국팀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한국팀은 경기 1시간 전 대회 운영본부에 오더를 제출했다. 여기에는 류제국이 선발투수로 등재되어 있었으며 1일 대만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이택근과 조인성이 새로 투입된 정도의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경기 직전 일본팀이 받은 한국팀 오더지는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선발투수는 류제국이 아닌 전병호였고 정근우와 고영민, 그리고 이택근이 1,2,3번에 나란히 올라있는 등 좌투수를 대비한 새로운 라인업이었다.

호시노 감독은 운영본부에서 받은 선발 오더와 경기 직전 받은 오더가 완전히 다른 것을 파악한 뒤 곧바로 주심에게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회 운영본부 역시 미처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전광판에 바뀌기 전 오더를 올리는 혼선을 빚었다. 마운드에는 전병호가 던지고 있는데 전광판에는 류제국의 이름이 나와 있는 웃지못할 해프닝이었다.

한국이 경기 직전 오더를 교체한 것은 대회 규정상 허가된 사항이었다. 프로 규정과 달리 아마야구 규정에는 경기 1시간 전 예비 오더를 제출하고 경기 10분전, 수정된 최종 오더를 교환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조차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었으나 규정상 가능하다는 대한야구협회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일본의 좌투수 나루세를 대비한 새로운 라인업을 짜 최종적으로 제출한 것이다.

반면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던 호시노 감독은 황당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후, 호시노 감독은 인터뷰가 시작되자 "어떻게 경기 직전에 오더가 바뀔 수 있는지 누가 설명을 좀 해 달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호시노 감독은 "대회 전 감독자 회의에서 그런 규정을 들은 바 없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김경문 감독은 규정의 불합리성을 인정하면서도 호시노 감독에게 이해를 구했다. 김경문 감독은 "나도 처음에는 몰랐는데 이번 대회에 아마야구 규정이 적용된다고 해서 바꾸게 됐다. "고 설명했다. 이어 "호시노 감독이 이해해 주길 부탁드린다."며 한 발 물러섰다.

대만(타이중)=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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