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몸값으로 말하는 것 4년에 60억 이상 받고 싶다”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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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최대어 두산 김동주

그는 20년째 등번호 ‘18번’을 달고 뛴다. 그의 어머니는 한 철학관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아들이 대성할 수 있다는 숫자를 받았다. 아들은 어려운 살림을 꾸려 가는 어머니가 가져다 준 18번을 가슴에 품은 채 뛰고 또 뛰었다. 프로야구 두산 김동주(31·사진) 얘기다.

프로야구 개인통산 타율 0.311, 1157안타, 196홈런, 729타점을 기록한 김동주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일본 오키나와로 올림픽대표팀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잠실야구장에서 김동주를 만나 솔직한 심경을 들었다.

○‘야구의 고향’ 두산에 남고 싶다

“두산에서 10년간 뛰면서 정이 많이 들었어요. 두산이 잡는다면 떠나지 못할 것 같아요.”

동시에 김동주는 “프로는 몸값으로 말하는 것인 만큼 최고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2004년 심정수가 삼성과 FA 계약을 하면서 받은 국내 FA 최고액 4년간 60억 원 이상을 받고 싶다는 얘기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가슴 아프다”

김동주는 2001년 이후 6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꿨다. 그러나 두산은 SK와의 2007 한국시리즈에서 2승 4패로 준우승에 머물렀고 김동주는 17타수 2안타 2타점에 그쳤다.

“목과 종아리 근육이 뭉쳐 스윙이 어려울 정도였지만 한국시리즈에 나섰어요. 팀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았죠.”

김동주는 한국시리즈 ‘빈볼 시비’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팀 선배인 안경현이 2차전에서 볼에 맞아 손가락이 부러졌는데도 ‘죄송하다’는 전화 한 통 없던 것에 화가 났다고 했다.

○국가대표 그리고 야구의 추억

청소년 시절부터 20년 가까이 태극마크를 달아 온 김동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프로 데뷔 첫 해 첫 경기. 1998년 해태(현 KIA)와의 광주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린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한없이 힘들었던 때도 있었다. 2004년 그는 이혼 문제로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 무작정 인천에 내려가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무거운 짐을 들면 숨이 막혔어요. 나를 다시 돌아봤죠.”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김동주는 12월 16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세 살 아래 김지은 씨와 결혼한다. 그는 “지난 2년간 영양 식단을 챙겨 주고 힘들 때마다 위로가 돼 준 소중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김동주는 그가 넘어야 할 대상은 그 자신이라고 말한다.

“저는 힘닿는 데까지 야구를 하고 싶어요. 스윙 속도가 느려지면 2, 3배 더 연습을 할 겁니다. 배고픈 어린시절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왔는데 멈출 순 없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동영상 촬영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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