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더위’ 악재 만난 이봉주

  • 입력 2007년 10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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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토너가 풀코스를 완주하기 위해선 3개월 이상의 훈련기간이 필요하다. 그 마지막이 체내의 주 에너지원인 탄수화물을 다 태우고 다시 보충하기 위해 3일간 물과 고기만 먹는 ‘지옥의 식이요법’.

7일 열리는 시카고마라톤 출전을 앞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37·삼성전자·사진)가 식이요법까지 잘 마쳤지만 이상 기후란 ‘뜻밖의 적’을 만났다.

조덕호 삼성전자육상단 차장에 따르면 10월 초 시카고 현지 한낮 기온이 섭씨 27∼28도까지 올라가는데 이는 유례가 없는 가을 더위라고 한다. 미국 기상당국 예보로도 레이스 당일 낮 최고 기온 27도. 마라톤 레이스에 적합한 기온은 9도에서 11도. 이날 아침 최저기온이 18도로 예상되니 지옥의 42.195km 레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지난해 시카고마라톤은 4도의 초겨울 기온에 돌풍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 치러지는 등 최근 이상 기후가 계속 나타나고 있다.

스피드보다 지구력이 강점인 이봉주는 더위에 강한 편이라 주요 경쟁자들인 케냐 건각들에 비하면 그래도 더운 날씨가 유리한 편. 하지만 이봉주는 ‘40세’를 바라보는 노장이라 체력이 예전만 못하다. 특히 이번 대회 출전 목표가 지구력 테스트가 아닌 스피드 테스트이기 때문에 더운 날씨는 그에게 ‘호재’가 아닌 ‘악재’인 셈이다. 이봉주는 ‘올림픽 금메달 꿈’을 위해 2008 베이징 올림픽과 비슷하게 평탄한 코스에서 세계적인 건각들과 스피드 경쟁을 하며 레이스 감각을 익히기 위해 11월 열리는 뉴욕마라톤을 포기하고 시카고로 왔다.

이 대회에는 2시간 5분 50초의 에번스 루토와 2시간 6분 14초의 펠릭스 리모(이상 케냐) 등이 출전한다. 2002년 보스턴마라톤에서 이봉주의 2연패를 저지했던 로버트 체루이요트(2시간 7분 14초·케냐)도 이봉주의 적수. 지난해 대회 챔피언이자 올해 보스턴마라톤 우승자인 체루이요트는 5대 메이저 마라톤 통합 점수 25점으로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마라톤 왕국’의 에이스다. 세계선수권을 두 번 제패한 2시간 7분 02초의 조우아드 가리브(모로코)도 도전장을 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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