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최고 스프린터 이토 교수 “100m 훈련 방식부터 확 바꿔라”

  • 입력 2007년 10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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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들도 충분히 10초 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일본이 낳은 아시아 최고 스프린터 이토 고지(37·사진) 고난대 교수가 한국 육상을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이토 교수는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 남자 100m에서 10초 F의 아시아 기록을 세운 단거리 스타. 나이지리아에서 카타르로 귀화한 사무엘 프란시스가 7월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 9초 99의 아시아 기록을 새로 썼지만 ‘진정한 아시아인’이 세운 기록은 아직 이토 교수의 몫이다.

대한육상경기연맹 후원사인 아식스 초청으로 2일 방한한 그를 서울 강서구 등촌동 아식스코리아 본사에서 만났다.

“한국은 시설도 좋고 제도도 잘 갖춰져 있어 새로운 훈련법으로 선수들을 잘 지도하면 28년 묵은 한국 기록(10초 34) 경신은 물론 9초대 주파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한국 선수들은 성실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여 희망이 있어요.”

지난달 18, 19일 방한해 동아대와 안동시청 선수들을 대상으로 클리닉을 실시했던 이토 교수는 한국 선수들의 훈련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선수들이 근육을 키우는 데만 너무 신경을 써요. 아시아인은 아시아인의 체질에 맞게 훈련해야 합니다. 미국 등 서양 단거리 선수들은 파워를 키우기 위해 근육을 키우는데 아시아 선수들은 그럴 필요가 없어요. 110m 허들 세계 기록 보유자 류샹(중국)을 봐요. 근육보다는 늘씬하게 몸매를 관리해요.”

파워보다는 탄력을 키우고 달리는 자세를 바꿔 체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000년 은퇴한 후 대학에서 단거리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토 교수는 “어린 아이들을 잘 키워야 육상이 발전한다. 부모들이 참여하는 대회가 많아야 어린이도 육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일본엔 직장을 마치고 열리는 저녁 육상대회가 활성화돼 있고 엘리트대회 중간에도 마스터스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이벤트성 경기가 열린다고.

“아시아인이 아시아 기록을 깨도록 하는 게 목표”라는 이토 교수는 “한국 대표팀도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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