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홍지’ 막판 대역전극

  • 입력 2007년 9월 10일 03시 02분


제11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홍지’(왼쪽에서 두 번째, 기수 신형철)가 4위권으로 달리다 결승선을 앞둔 막판 직선 주로에서 무서운 스피드로 역전극을 펼치고 있다. 이번 경주는 단승식 4.4배, 복승식 25.2배, 쌍승식 39.2배의 배당을 기록했다. 과천=이훈구  기자
제11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홍지’(왼쪽에서 두 번째, 기수 신형철)가 4위권으로 달리다 결승선을 앞둔 막판 직선 주로에서 무서운 스피드로 역전극을 펼치고 있다. 이번 경주는 단승식 4.4배, 복승식 25.2배, 쌍승식 39.2배의 배당을 기록했다. 과천=이훈구 기자
▼59kg ‘부담중량’ 싣고 동아일보 대상 경주 우승▼

힘이 넘치는 수말 ‘홍지’가 제11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가장 무거운 부담중량을 극복하고 막판 대역전승을 거뒀다.

국산 4년생 말인 홍지는 9일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동아일보배 대상경주(1400m)에서 베테랑 신형철(40) 기수와 호흡을 맞춰 1분 25초 7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위는 홍지와 불과 2분의 1 마신(1m) 뒤진 ‘서천양반’이 차지했다.

홍지는 59kg의 부담중량(상금 누적이 많을수록 늘어남)으로, 이날 출전한 10마리의 말 중 가장 무거운 부담을 안고 뛰었다. 홍지는 부담중량이 가장 작았던 ‘서해번쩍’(부담중량 51kg)과 함께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다.

레이스가 시작되자 서해번쩍이 초반 레이스에서 밀리며 입상권에서 멀어져 갔고 ‘진격나팔’과 ‘당대제왕’, 서천양반 등이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홍지는 이들 말보다 뒤처져 4위권을 달렸지만 막판 직선 주로에서 추격을 시작해 마지막 승부근성으로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펼치며 앞 말들을 추월했다.

총상금 1억2000만 원의 이번 대회에서 홍지는 우승상금 6240만 원을 받았다. 신 기수는 1988년 데뷔 후 19년간 기수생활을 한 베테랑으로 최근 부상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이번 대상경주 우승으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서울경마공원에는 모처럼 찾아온 화창한 가을 날씨를 즐기기 위해 3만1566명이 운집했고, 전국적으로는 18만여 명(18만3034명)이 동아일보배를 관람했다. 매출액은 50억 원, 배당률은 단승식 4.4배, 복승식 25.2배, 쌍승식 39.2배를 기록했다.

과천=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대상경주 우승만 12번 ‘베테랑’…‘홍지’ 기수 신형철▼

“초반에 안 풀리는 듯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편안하게 탔습니다. 1등으로 골인해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2007 제11회 동아일보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한 신형철(40·사진) 기수는 1988년 데뷔해 총 4436전을 치른 베테랑. 이번 대회를 비롯해 19년의 기수 생활 동안 대상경주 우승만 12번을 기록했다. 동아일보 대상경주에서도 2000, 2005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노련한 기승술을 발휘하고 있는 그는 “되도록이면 말의 습성에 맞춰서 그 말의 특징을 살리는 기승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홍지와는 두 번째 호흡을 맞춘 경주였다.

신 기수는 홍지가 이날 출전한 말 중 가장 무거운 59kg의 부담중량을 안고 뛰어야 했기 때문에 경기 시작 전 걱정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운영의 묘를 살려 우승했다. 레이스 초반 선행스타일의 다른 말들이 앞서 갈 때 직선 주로에서의 마지막 질주를 염두에 두고 막판 추월하기에 유리한 위치를 잡는 데 중점을 두었고 이를 바탕으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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