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퍼팅 때문에…’, 커리어 그랜드슬램 무산

  • 입력 2007년 4월 2일 0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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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가을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되는 박세리(30.CJ)의 커리어 그랜드슬램(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 무산됐다.

박세리는 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 CC(파 72)에서 열린 2007 미국여자프로골프(이하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 크라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 마지막 4라운드 경기에서 5오버파 77타를 기록, 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10위를 차지했다.

대회 우승은 3언더파를 기록한 모건 프리셀(미국)에서 돌아갔다. 프리셀은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하는 기쁨도 함께 누렸으며, 역대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까지 작성했다. 프리셀의 우승으로 미국은 2007년 열린 5개 대회에서 4승을 가져가게 됐다.

박세리와 라운딩을 펼친 노르웨이의 수잔 페테르손은 단독선두를 질주하다 16번홀에서 통한의 더블 보기를 기록,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우승에 실패한 박세리는 수 많은 대기록을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먼저 커리어 그랜드슬램(맥도날드 챔피언십, US 오픈, 브리티시 오픈,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이 좌절됐다. 루이스 석스, 미키 라이트, 팻 브래들리, 줄리 잉스터(이상 미국), 캐리 웹(호주),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LPGA 투어 일곱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날려 버린 것. 2001년 브리티시 오픈 우승 이후 6년 동안 계속된 박세리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은 다음 시즌까지 이어지게 됐다.

박세리는 맥도날드 챔피언십(1998, 2002, 2006), US 오픈(1998), 브리티시 오픈(2001)에서 우승을 기록,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만 남겨 놓고 있다.

박세리는 LPGA 투어 10개월만의 우승도 놓쳤으며, 메이저대회 통산 6승 기록과 개인 통산 24승에도 실패했다. 또한 3라운드까지 단독선두 혹은 공동선두를 지켰을 때 8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던 ‘역전 불허’ 기록도 깨지고 말았다.

한국낭자군단의 2007 시즌 첫 승도 박세리의 부진과 함께 다음대회로 미뤄지게 됐다.

4언더파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박세리는 경기 초반 버디 2개를 잡아 단독선두로 올라 우승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퍼팅이 박세리의 우승을 가로막았다. 4번홀이 지나면서 퍼팅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 3미터 이내의 퍼팅이 번번히 홀컵을 벗어나면서 타수를 줄이는데 실패했고, 8번홀(파 4)에서는 보기를 기록해 선두자리를 내줬다.

승부처는 10번홀(파 4). 정확한 아이언샷으로 버디 기회를 잡은 박세리는 5미터 거리에서 버디와 파를 모두 놓쳐 보기를 기록했다. 전의를 상실한 박세리는 계속해서 퍼팅이 흔들리며 스코어 관리에 실패, 마지막 라운드에서만 5오버파의 난조를 보였다.박세리는 15번홀부터 18번홀까지 모두 보기를 기록했다.

박세리는 10위를 차지, 시즌 첫 톱 10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대회 내내 꾸준한 모습을 보인 안시현(23)이 1언더파를 기록, 공동 5위에 오르며 최고성적을 기록했다. 안시현은 2007시즌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모두 톱 1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멕시코의 골프 영웅 로레나 오초아는 박세리와 함께 공동 10위에 랭크됐고, 통산 70승을 노렸던 소렌스탐은 9오버파로 부진, 공동 31위에 그쳤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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