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진민호, 2007 시즌 KIA ‘비밀병기’

  • 입력 2007년 3월 19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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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잤던 프로야구가 지난 주말 기지개를 켰다.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시작되면서 야구의 계절이 시작됐음을 알린 것.

지난 시즌 꼴찌에서 벗어나 4강 진출에 성공했던 KIA 타이거즈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앞세워 지난해보다 나은 성적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KIA는 고졸 3년차 좌완투수 진민호(21)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서정환 감독, 김봉근 투수코치 등 코칭 스태프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할 정도. 전지훈련을 통해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인데다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진민호는 18일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에서도 2이닝 동안 실점 없이 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위력적인 투구내용을 자랑했다.

최근 들어 주목 받는 영건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지만, 진민호는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투수. 경남상고를 졸업한 진민호는 2005년 드래프트에서 2차 7번으로 KIA의 지명을 받았다. 가까스로 2차 지명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

하지만 흙 속에 감춰줬던 진주 진민호는 프로에 입단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입단 첫 해부터 1군 주축투수로 활약한 동기 윤석민에 가려 조명을 받지 못했을 뿐, 2군 무대에서는 수준급 기량을 발휘했다. 그리고 지난해 가을에는 대륙간컵대회에 출전하면서 큰 경기 경험까지 쌓았다.

진민호의 장점은 좌완이면서도 140km 중반대에 이르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볼끝의 무브먼트가 좋은데다 좌완투수로는 팔의 각도가 높은 편이어서 타자들에게는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고등학교 시절까지는 직구 구속이 140을 넘지 않았지만 프로 입단 후 직구스피드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진민호를 이야기함에 있어 그의 다이내믹한 투구동작을 빼놓을 수 없다. 키킹 후 공을 릴리스 하는 순간은 물론, 마지막 왼쪽 다리가 넘어오는 동작까지 강력함을 잃지 않는다. 진민호가 다른 투수들보다 강한 직구를 던질 수 있는 이유도 이 투구동작에 있다.

삼진을 잡아낼 수 있는 파워피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좌완 영건, 보기만해도 시원시원한 강력한 투구동작까지 스타로 성장할 수 있는 많은 요건을 갖추고 있는 전민호다.

하지만 진민호에게도 약점은 있다. 직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는 것과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점. 체인지업이 향상됐지만, 커브나 슬라이더처럼 큰 각을 그리는 변화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볼넷으로 자멸하지 않도록 제구력을 더욱 가다듬어야 더욱 큰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코칭스태프가 ‘비밀병기’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시즌을 1군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보직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활약하며 경험을 쌓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구원투수로 나서겠지만 뛰어난 피칭을 선보인다면 이닝수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며, 시즌 중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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