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밴디’… 고 김형칠 선수 애마 평생 불구로

  • 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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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형칠 선수와 애마 ‘밴디’.
고 김형칠 선수와 애마 ‘밴디’.
“밴디∼.” 다른 사람이 부르면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묵직한 저음의 주인 목소리에는 사료를 먹다가도 달려와 머리를 비볐다.

지난해 12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승마 장애물비월경기 도중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김형칠 선수의 애마 ‘밴디버그 블랙’(애칭 밴디)이 평생을 불구의 몸으로 살게 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승마연맹(FEI) 사고진상조사위원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박원오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2일 “밴디가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한쪽 다리를 완전히 쓰지 못하게 됐다. 보행을 할 수 없어 운동 부족으로 위장병이 생기는 바람에 약을 먹여 가며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밴디는 뒷다리가 부러져 경기용 말로서의 생명은 끝났다. 안락사를 당할 운명이었으나 재활치료를 하면 걸을 수는 있다는 검사 결과가 나오자 협회와 유족은 협의해 치료를 하기로 했다. 밴디는 앉을 수는 있지만 걷기조차 힘든 상태여서 평생 마장에서 답답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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