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창수, 우즈 제치고 2위 올라

  • 입력 2007년 1월 26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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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쓴맛을 봤던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시즌 데뷔전이 된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단독 2위에 나서 돌풍을 예고했다.

위창수는 2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골프장 북코스(파72·6874야드)에서 치른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8개, 보기 1개를 묶어 9언더파 63타를 몰아쳤다.

11언더파 61타를 때린 단독 선두 브랜트 스니데커(미국)에 2타 뒤진 위창수는 PGA 투어에 진출한 이후 최고 성적을 올릴 기회를 잡았다.

2004년 퀄리파잉 스쿨을 통해 2005년 시즌 PGA 투어에 뛰어 들었던 위창수는 23경기에서 고작 25만 달러를 벌어들이는데 그쳐 투어 카드를 잃었으나 지난해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PGA 투어에 복귀했다.

위창수는 그린 적중률 77.8%에 이른 정교한 아이언샷과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개수 1.5개의 불꽃 퍼팅을 앞세워 작년 서던팜뷰로클래식 최종 라운드에서 쳤던 자신의 PGA 투어 대회 18홀 최소타 기록을 3타나 뛰어 넘었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는 월요예선을 치러 어렵사리 대회 출전권을 얻은 재미교포 이한주(30·클리블랜드골프)도 버디 7개를 잡으며 5언더파 67타를 뿜어 공동 24위에 올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를 졸업한 이한주는 작년에 한국프로골프 SBS코리언투어에서 뛰면서 준우승 1차례를 포함해 3차례 '톱10'에 입상, 상금랭킹 28위를 차지했던 선수.

나상욱(23·코오롱)도 4언더파 68타를 적어내 공동 34위를 달렸다.

한 달 이상 필드에 나서지 않았던 '황제' 우즈는 2007년 첫 라운드를 6언더파 66타(공동 14위)로 마쳤다.

초반에는 실전 감각이 무뎌진 듯 2m 안팎의 짧은 퍼팅 실수가 몇 차례 나왔지만 후반 들어 빠르게 감각을 되찾았다.

북코스 10번홀에서 티오프한 우즈는 11번(파4), 12번홀(파3)에서 잇따라 보기를 기록했으나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 3연속 버디로 분위기를 바꿨고 18번홀(파5) 이글,2번홀(파4) 버디, 그리고 마지막 홀인 9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홀 1.5m 거리에 붙여 2타를 더 줄였다.

우즈는 "첫 라운드에 만족한다"면서 "아이언샷이 처음에는 잘 안맞았고 그린 스피드에도 적응을 못했지만 갈수록 나아졌다"고 자평했다.

신인인 스니데커는 전반에만 버디 7개와 이글 1개를 엮어내면서 9언더파 27타의 불꽃타를 휘둘러 우즈에 쏠린 눈길을 자신에게 돌려놨다.

북코스 10번홀에서 경기에 나선 스니데커는 10번홀부터 16번홀까지 스코어카드를 '빨간색'으로 장식하는 무서운 샷 감각을 뽐냈다.

4개홀 연속 버디에 이어 14번홀(파5) 이글, 그리고 다시 2개홀 연속 버디, 그리고 18번홀(파5) 버디 등 9개홀에서 17번홀 파를 빼고 모두 언더파를 기록했다.

9언더파 27타는 빌리 메이페어, 로버트 가메스 등 2명이 갖고 있는 PGA 투어 9홀 최다 언더파 기록과 타이. 9홀 최소타 기록은 코리 페이빈이 세운 26타이지만 코스의 파 밸류가 달라 8언더파였다.

PGA 투어 18홀 최소타 기록(59타)을 갈아치우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았던 스니데커는 그러나 후반 9개홀에서 2개의 버디를 보태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스니데커가 7번홀을 마쳤을 때 경기를 시작한 우즈가 "순위표에 스니데커가 7번홀밖에 안 치르고도 8언더파를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잘못 쓴 것 아니냐'고 생각했다"면서 감탄할 정도로 스니데커의 플레이는 화려했다.

스니데커는 "어제만 해도 내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경기 후반에 들어서자 많은 갤러리들이 몰려 들어 내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해줬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남코스(파72·7607야드)에서 경기를 치른 필 미켈슨(미국)과 비제이 싱(피지)은 오버파 스코어로 하위권으로 밀렸다.

미켈슨은 2오버파 74타를 쳐 공동 124위에 그쳤고 싱은 3오버파 75타로 공동 135위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북코스의 평균 타수는 남코스에 비해 4.7타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코스를 바꿔 치는 2라운드에서 순위는 크게 요동을 칠 전망이다.

이날 1위부터 공동 14위까지 상위 23명은 모두 북코스에서 경기를 치른 선수들이었며 남코스에서 5언더파 67타를 친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가 '진정한 1라운드 선두'라는 얘기도 나왔다.

남코스에서 고전한 미켈슨은 "북코스는 스코어를 낮출 수 있는 곳"이라며 "나도 내일은 내 몫을 챙겨야겠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북코스와 남코스에서 1, 2라운드를 치고 3, 4라운드는 남코스를 도는 방식이며 1라운드를 북코스에 치른 스니데커, 위창수, 나상욱, 우즈 등은 앞으로 3일 동안 PGA 투어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 가운데 4번째로 어렵다는 난코스인 남코스와 싸워야 한다.

토리파인스골프장 남코스는 내년 US오픈이 열릴 예정이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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